"조종사, 낙하산 타고 내려와" KF-16D 구조 선장 목격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서 태안해양경찰이 추락된 KF-16D에 탑승했던 공군 조종사들을 옮기고 있다.[뉴스1]

27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서 태안해양경찰이 추락된 KF-16D에 탑승했던 공군 조종사들을 옮기고 있다.[뉴스1]

서해상으로 추락한 우리 공군 소속 KF-16D 전투기 조종사들을 구조한 어선 선장이 긴박했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거성호 김명호(44) 선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27일 사고 당시 "선원 4명과 조업 중 우레와 같은 굉음과 전투기가 바다로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KF-16D는 이날 정오쯤 군산시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13분 만에 충남 서산 서쪽 약 46㎞ 해상에 추락했다. 김씨와 선원들은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봤다.

사고를 목격한 김씨는 어선을 이끌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추락지점은 거성호와 불과 1.6㎞ 떨어진 곳이었지만 김씨가 도착했을 때 전투기 동체는 이미 바닷속으로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김씨는 조종사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10분 가량 전투기 잔해물 사이를 옮겨 다니다 낙하산을 끌어안고 물 위에 떠 있는 조종사 2명을 발견했다.

27일 공군 KF-16D 전투기 1대가 서해 해상으로 추락해 연기가 나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비상탈출해 구조됐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공군이 밝혔다.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27일 공군 KF-16D 전투기 1대가 서해 해상으로 추락해 연기가 나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비상탈출해 구조됐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공군이 밝혔다.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김씨에 따르면 조종사 2명은 별다른 움직임도, 말도 없었다. 김씨는 이들을 거성호로 끌어올리고 상태를 확인했으나 거동만 약간 불편할 뿐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 5분쯤 지나 태안해경 경비함정이 사고 지점에 도착했고 조종사들을 무사히 인계했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굉음과 동시에 전투기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며 "다행히 잔해물 사이에서 발견한 조종사 2명은 별다른 외상 없이 무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종사들은 청주 항공의료원으로 후송돼 검진을 받고 있다. 공군은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