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바람 불었던 김진태, '5·18 폄훼' 징계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진태 후보는 강경 보수우파의 이미지를 뚜렷히 심었다.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김진태 후보가 마지막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김진태 후보가 마지막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재선인 김 후보는 전대 과정 내내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했다. 선명한 우파 전략을 구사해 한때 당내에선 오세훈 후보를 따라잡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종합성적은 3위에 그쳤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1000표 안팎의 근소한 표차로 오 후보의 턱밑까지 쫓아갔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국회 앞마당에서 수백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세를 과시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친 전대 연기를 요청하며 오세훈·홍준표 등 6명의 예비후보가 전대를 보이콧하자, “징징대지 말고 들어와 싸우라”며 출마를 강행했다. 당 관계자는 “김 후보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당내 체급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전대 과정에선 통합과 중도확장을 강조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강성 친박 그룹의 정서를 그대로 대변하는 전략으로 차별성을 뒀다.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은 누군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특검을 관철시키겠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대 레이스 도중 5·18 폄훼발언 논란이 일면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위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태극기 부대는 그를 적극적으로 감쌌다. 전대 합동연설회장에서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분위기를 압도하며 “현장에선 이미 김진태가 당 대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6차례 진행된 TV토론에선 굵고 간결한 공격으로 다른 후보를 흔들었다. 특히 황 후보에 대한 집요한 질문으로 황 후보를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가”라고 물어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황 후보의 답을 끌어낸게 김 후보다.

탄핵을 부정하는 강경 보수의 대표주자로 부각되긴 했지만 5.18 폄훼발언 논란으로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징계절차가 남아있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중도확장성이 부족하단 점은 그의 향후 행보에 족쇄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