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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3배 되면 구름 붕괴…지구 온도 8도 더 올라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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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현재의 3배 수준에 이르면 구름의 상층부가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공 2000m 미만에서 형성되는 층적운(Stratocumulus)의 윗부분인 ‘구름 마루(Cloud Deck)’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면 단순 CO2 농도 상승이 원인인 현재의 온난화에 더해 약 8℃에 해당하는 온난화 현상이 추가로 발생할 수 내용도 담겼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연구진이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미국 칼텍 연구진 네이처 발표

층적운은 하층이 지상 500m, 상부인 구름 마루가 지상 2000m에서 형성되는 하층운이다. 지구 대양의 20%를 가리고 있어, 온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층적운은 하층이 지상 500m, 상부인 구름 마루가 지상 2000m에서 형성되는 하층운이다. 지구 대양의 20%를 가리고 있어, 온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층적운은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생성되는 하층운으로 구름의 아랫부분은 지상 500m, 꼭대기인 구름 마루는 최대 2000m에 이른다. 상층부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수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수평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층적운은 지구 해양의 약 20%를 덮고 있으며, 특히 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한다”며 “지표를 태양으로부터 가려 지구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층적운은 움직임이 매우 적어 그간 일반적인 기후분석 모델로 분석이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움직이는 액체와 기체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대형 와류 시뮬레이션(Large eddy simulation)’을 이용해 CO2 농도와 층적운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CO2 수치가 1200ppm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구름 상층부가 불안정해지고, 분해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층적운은 구름 윗부분이 냉각되면서 유지되기 때문에, 온실가스 농도 상승으로 대기 상층부가 뜨거워지면 붕괴되거나 흩어지게 된다. 지표의 상승기류로 형성되는 다른 구름과는 다르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층적운은 구름 윗부분이 냉각되면서 유지되기 때문에, 온실가스 농도 상승으로 대기 상층부가 뜨거워지면 붕괴되거나 흩어지게 된다. 지표의 상승기류로 형성되는 다른 구름과는 다르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지표의 온도 상승으로 형성되는 다른 구름과 달리, 층적운은 구름 상층부가 냉각되면서 유지되기 때문에 CO2 농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온실가스로 지구 대기가 파괴되면, 자연히 대기 상층부의 온도가 올라가 구름 마루가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행한 타피오 슈나이더 칼텍 교수는 “이같은 현상은 지구 평균 표면 온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단순 CO2 농도 상승으로 인한 온난화와는 별개로 전 세계적으로는 8℃, 아열대 지방에는 10℃에 달하는 온도 상승을 유발한다”고 우려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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