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서 화재로 최소 70명 사망…진입로 막혀 초기 진압 실패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건물 화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영상 캡처]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20일(현지시간)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해 70명 이상이 숨졌다. 화재 발생 12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다카 구도심 초크바자르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70명이 숨지고, 45명 이상이 다쳤다.

불이 난 건물은 화학물질 등 가연성 물질을 보관하던 곳이어서 불길이 급속도로 번졌다. 건물 5채가 불길에 휩싸이며 소방차 200여대가 투입됐지만 진화작업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알리 아메드 소방청장은 "화재는 한 건물에서 발생했지만, 근처 화학물질로 옮겨붙으면서 빠르게 번졌다"며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초 사망자 수는 1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불길이 거세지며 사상자 수도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 현장 주변 도로가 좁은데다 차량 등으로 막힌 탓에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건물 간 사이가 좁아 불길이 더 빨리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건물 입구 일부가 체인으로 감겨 있어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건물에 비치된 가스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낡은 건물이 밀집해 있는 방글라데시는 화재에 취약한 곳으로 유명하다. 화학 제품 창고 등이 밀집해 안전 환경이 열악하고, 화재 예방 등 안전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10년과 2013년에도 건물 화재 사고로 각각 120명, 110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