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세계문화 중심으로 떠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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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전 세계 문화산업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특히 할리우드에서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류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제인 케이건 UCLA 사회교육원 대중문화.예술연구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21세기 문화 콘텐트 시대를 맞아 문화산업을 주도하던 할리우드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에 그 지위를 넘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건은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축구 예선 경기 응원을 위해 1만 명이 넘는 한인들이 LA 한인타운 한복판에 같은 색 옷을 입고 모인 것이 미국인들의 눈에 굉장히 이색적이고 역동적으로 비쳐졌다"고 말했다.

그는 "응원에서 보여줬듯이 한국과 한국인들은 서구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역동적인 에너지를 문화예술과 스포츠 분야에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한류에 대해 그는 "미국에서 최근 한류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미디어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한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고 주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수 '비'의 뉴욕 공연을 예로 들며 "이런 모습들을 통해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던 한국이 다이내믹하고 창조적인 문화를 생산해내는 나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 '올드 보이'가 2004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가 홍콩에서 한국으로 확실하게 옮겨졌다"며 "세계가 최근 한국 영화의 발전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건 소장은 한류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는 핵.기아 등 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산업과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전 세계 문화상품 생산과 유통의 중심에 한류가 자리를 잡게 된다면 한류에 대한 세계인들의 기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화.예술 분야 전문 변호사인 케이건 소장은 마이클 더글러스 컴퍼니, 20세기 폭스, 소니-트라이스타 등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사에서 임원을 역임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사=오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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