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1.08인구재앙막자] 기초생활보장 받는 65세 이상 정부 지원 시설에 입소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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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북한산 기슭에 자리 잡은 청운양로원. 허리 마사지 기기에 올라선 김외조(77.여)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무료해지기 쉬운 오후 시간이었지만 할머니들은 삼삼오오 모여 퍼즐을 맞추거나 풍선을 주고받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5월 입소한 전영숙(77.여)씨는 "들어오기 전에 미덥지 않아 세 번이나 양로원을 찾아왔었다"며 "지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무료 양로원.요양원의 시설과 관리 체계가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 전문가들은 '가난한 노인이 집단 수용되는 곳'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무조건 정부의 지원 시설을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거나 자녀가 부양 능력이 없는 경우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무료 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정부가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실비 시설'은 이보다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도시근로자 가구원 1인당 월 소득 이하)이 이용할 수 있다. 자녀가 부양 능력이 있는데도 부모를 방치해 어렵게 사는 노인은 통.반장이나 이장의 확인서를 받으면 입소할 수 있다.

무료 시설은 읍.면.동 사무소에, 실비 시설은 해당 시설에 입소 신청서를 내면 된다. 입소 허용 여부는 시.군.구청에서 방문 조사 등을 한 뒤 결정한다.

입소 신청을 할 때는 양로시설과 요양시설을 구분해야 한다. 혼자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으면 양로시설을,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요양시설로 가야 한다.

치매.중풍 등을 심하게 앓고 있다면 노인전문 요양시설로 지정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한번 입소한 뒤 다시 바꾸려면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려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요건을 직접 따져보기 어렵다면 동사무소나 시.군.구청 등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보건복지부 콜센터(국번없이 129)에서도 안내 받을 수 있다.

일단 입소하기로 했다면 시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청운양로원의 민덕준 사회복지사는 "일부 비인가 시설에서 일어난 감금.폭행 사건 때문에 시설에 대한 노인들의 두려움이 크다"며 "가능하면 입소 전에 직접 시설을 방문해 이모저모 살펴보는 것이 나중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무료.실비 시설은 주거지에 관계없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을 둘러보고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자원봉사자가 많은 곳을 찾으면 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 도봉실버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소 노인과 가족이 화상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수발보험 실시에 맞춰 현재 543곳인 정부 지원 노인시설을 2008년까지 1585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렵더라도 집에서 지내는 것이 마음 편하다면 시.군.구청에 문의해 가사를 도와주는 서비스나 매일 한 차례 집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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