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간 英 해리왕자 "농장 떠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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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자연을 벗삼아 양들을 돌보는 목동이 되겠다며 호주로 간 영국의 해리 왕자가 카메라와의 숨바꼭질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각) 전했다.

영국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로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가 호주에 도착한 것은 지난 23일. 대입 전 1년간의 안식년 중 3개월을 할애해 호주의 '재커루(jackaroo.목동의 호주 방언)'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해리 왕자가 도착한 퀸즐랜드의 툴룸빌라 농장에는 양떼만큼이나 많은 호주 언론의 카메라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해리 왕자 대변인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왕자가 농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취재 중단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프리랜서 파파라치까지 몰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호주의 한 언론이 27일 "해리 왕자가 화가 난 나머지 다른 곳으로 떠났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당시 농장을 포위했던 기자들이 보따리를 싸고 왕자 추격전에 나섰다가 찰스 왕세자 집무실인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아직 왕자가 농장이 있다"는 성명이 나오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클래런스 하우스는 "해리 왕자가 배우려는 것은 카메라를 피하는 기법이 아니라 농장 일과 목동 생활"이라며 취재 자제를 요청했다.

[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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