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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가니니 연기하는 진짜 바이올리니스트 ‘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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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가니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콘. [사진 HJ컬쳐]

뮤지컬 '파가니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콘. [사진 HJ컬쳐]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파가니니’는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의 대표작 ‘24개의 카프리스’를 연주하며 등장하는 배우의 연주 실력이 범상치 않아서다. “진짜 배우가 연주하는 거 맞아?”란 수군거림을 이끌어내는 배우, 주인공 파가니니 역의  ‘콘(KoNㆍ본명 이일근)’을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만났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정통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모비딕’ ‘페임’ 과 일본 후지TV 드라마 ‘붉은 실의 여자’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온 데뷔 9년차 배우다. 본명 대신 쓰는 이름 ‘콘’은 ‘음표 위의 한국인(Korean on the Note)’이란 뜻이다.

서울예고ㆍ서울음대 출신…뮤지컬 '파가니니' 타이틀롤 맡아

그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역할을 맡아 영광”이라며 “전무후무한 수준의 테크닉을 갖추고 자신이 연주하는 곡을 직접 작곡했다는 점에서 파가니니는 이상적인 음악가”라고 말했다. 또 “학생 때는 파가니니 곡이 주로 시험곡이다 보니 부담스러운 존재였지만, 이젠 가장 부러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3월 뮤지컬 ‘파가니니’ 오디션에 도전, 파가니니 역에 원캐스트로 캐스팅됐다. 지난해 12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을 하며 총 8회 공연 중 5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고, 다음달 3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 공연도 총 54회 공연 중 51회를 책임진다. 이번엔 장기 공연인 만큼 얼터네이터(대체 배우)로 보이그룹 비아이지의 벤지를 캐스팅해 3회 공연을 맡겼다. 벤지 역시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한 음악도 출신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배우인 콘(KoN). [사진 HJ컬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배우인 콘(KoN). [사진 HJ컬쳐]

무대 위에서 그는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와 ‘바이올린 협주곡 2번-라 캄파넬라’,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 등을 직접 연주하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파가니니의 삶을 재현한다. 7∼8분간 연주가 이어지는 장면도 있다.

그는 “연주가 극 전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파가니니의 연주에 사람들이 홀려 빠져든다는 장면이 있는데 연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사람들의 ‘넋 나간 표정’이 공감을 얻지 못한다. 관객들이 ‘파가니니 정말 악마처럼 보여’라고 느끼도록 하고 싶어 일반적인 연주회보다 훨씬 익사이팅하게 연주한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이 작품에 거는 기대도 크다. “뮤지컬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악기, 바이올린의 매력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는 “바이올린의 소리에는 마음을 뚫는 느낌이 있다. 연주자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모두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음악가로 교육받았지만 그의 활동 영역은 연주회와 작곡에 머물지 않는다. 대학생 때 집시 음악에 매료된 이후 헝가리를 오가며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2014년엔 JTBC ‘히든싱어3-이적 편’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패션 모델 경력도 꽤 많다. 디자이너 이상봉ㆍ김서룡 등의 패션쇼를 거쳐 2017년엔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도 섰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힌 뒤 연주를 하면 관객들의 공감도도 높아진다”면서 “음악으로든, 연기로든, 춤으로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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