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엄마·아이 '궁합'맞추면 성적도 쑥쑥 올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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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고순빈(50)-김은석(16.서울 진선여고 1) 모녀

▶위기=중 2 때 성적이 중위권까지 떨어졌다. 평소 착실하고 학원 하나 안 보냈어도 우등생인 아이였기에 엄마는 놀랐다. 차 한잔 끊여 놓고 딸을 불러 얘기를 들었다. 이후 담임교사에게 시간 활용법을 배우자 딸은 상위권으로 다시 올라갔다.

▶다른 점=엄마는 희생정신이 강하다. 신앙생활에 전념하고 먼저 힘든 것을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다. 은석이는 책임감 강한 공무원 스타일이지만 추진력이나 실천력 부분이 약하다. 단기적인 목표가 있어야 신나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해결책=자기주도적 학습력이 조금 미약하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되는데 물질적 보상이 있을 때 더 열심히 하는 유형.

▶그리고 화해=담임선생님께 학습목표를 잘 설계해 달라고 부탁드릴 생각. 혼자서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객관적으로 확실해져 아주 좋다. 늘 지치는 스타일인데 자녀와 함께 하면 융통성도 생기고 순조롭게 잘 풀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

#2. 조미일(47)-김윤후(13.서울 중앙중 1) 모자

▶위기=한 배에 탄 두 명의 사공처럼 서로 불일치하는 적이 많다. 티격태격하며 고운 정 미운 정 다 든 관계다. 윤후는 살쪄서 둔하다고 엄마가 고기 요리를 자주 해주지 않는 게 불만이다. 사진 찍는 데 입기 싫다는 교복을 억지로 입혀서 나왔다.

▶다른 점=엄마는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유형. 아이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기를 좋아하고 약간 느리다.

▶해결책=윤후에게 기억력과 실천력이 좋은 현실지향형 엄마는 꼭 필요한 존재다. 초등 3년 때부터 레고, 로봇, 컴퓨터 등을 꾸준히 한 결과 지금 교육청 과학영재교실을 다니고 있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으니 엄마는 이제 잔소리를 줄여야 한다. 엄마는 윤후에게 생각할 시간을 조금 주고, 윤후는 최소한의 규칙만이라도 지키면 원만한 관계 유지.

▶화해=맞춤지수(궁합)가 50%를 밑도니까 충격이었지만 남자애라 내가 지레 강압적으로 했다는 반성을 했다. 윤후는 나에게 없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다.

#3. 김지숙(36)-김다희(9.경기 수원 천일초 3) 모녀

▶위기=지나치게 활발하다. 다섯 살짜리 동생이 손을 씻으러 갈 때도 혼자서 비누칠을 하도록 놔두지 않고 엄마처럼 자꾸 간섭하려 한다. "모른 척 하라, 가만히 있으라"는 게 가장 많이 듣는 잔소리.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다른 점=엄마는 먼 미래를 바라보며 호기심이 많은 철학자형. 물처럼 깊지만 조용하다. 다희는 저돌적인 보스형. 목표를 정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다. 직접적으로 보상이 돌아와야 한다.

▶해결책=프로그램 아나운서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 같다. 다희에게 칭찬을 자주 해주면서 기를 살려주되 너무 많은 일을 벌여 수습하지 못하는 사태가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화해=외향적인 다희가 다소 내향적인 엄마를 리드해갈 수 있다. 다희는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책을 즐기면서 심부름을 잘하는 등 엄마의 기분을 맞춰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글=이원진 기자 <jealivr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 검사 어떻게 받았나= 한국 메사(www.nowmesa.org)에서 부모는 '성격유형검사', 자녀는 '학습 성향 진단'을 각각 받은 후 다시 둘이 성격 매칭 검사를 받았다. 한국메사의 정우송 이사는 "검사를 통해 성향이 금새 바뀌기는 쉽지 않다." 며 "내가 낳은 자녀지만 나와 다른 인간이라는 인지만 한다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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