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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사진 폭로" 협박받은 아마존 CEO, 그뒤에 트럼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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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전직 앵케 로렌 산체스의 불륜설을 보도한 아메리칸미디어 소유의 연예 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유튜브 캡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전직 앵케 로렌 산체스의 불륜설을 보도한 아메리칸미디어 소유의 연예 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유튜브 캡쳐]

“진정한 언론인은 이런 제안을 절대 하지 않는다.”

베이조스, 블로그 통해 협박 메일 공개 #AMI, 불륜증거 사진 등 9장 있다 주장 #트럼프 '절친' 페커 회장 배후설 논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미국 언론사에게서 받은 ‘협박메일’을 공개하면서 한 말이다.

베이조스 CEO는 8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노 땡큐, 미스터(Mr.) 페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메리칸미디어(AMI)가 자신의 사생활 사진을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목에 명시된 ‘Mr. 페커’는 데이비드 페커 AMI 회장을 가리킨다. 베이조스가 공개한 이메일을 보면 AMI는 베이조스의 나체사진을 포함한 사진 9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상식이 빨리 승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EPA=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EPA=연합뉴스]

AMI가 이같은 메일을 보낸 이유는 베이조스와 AMI의 자회사가 ‘베이조스 불륜설’로 공방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9일 베이조스는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와 이혼을 발표하면서 구체적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그런데 AMI의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the National Enquirer)는 베이조스와 전직 앵커인 로렌 산체스의 불륜설을 주장하며 증거자료로 이들의 데이트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베이조스가 이들의 자료 입수 경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AMI가 이메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AMI에게 받았다며 공개한 협박 메일. [사진 제프베이조스 블로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AMI에게 받았다며 공개한 협박 메일. [사진 제프베이조스 블로그]

베이조스는 이날 올린 블로그 글에서 AMI의 협박 배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도 내비쳤다. “AMI는 대선 당시 트럼프 대신 정보를 돈으로 사들인 후 보도하지 않는 행위(Catch and Kill)를 했다”며 “연방 조사기관과 언론들은 페커가 AMI를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곤 한다는 걸 의심하고 입증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페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한 베이조스를 ‘눈엣가시’로 여긴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앞서 베이조스의 이혼 소식이 알려졌을 때 트럼프는 이혼을 축하한다는 식의 조롱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내가 알기론 그 보도(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베이조스 불륜 보도)가 제프의 로비스트 신문 ‘아마존 워싱턴포스트’ 보다 훨씬 정확하다”며 “그 신문(WP)도 조만간 더 낫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베이조스 CEO의 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조롱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지난달 베이조스 CEO의 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조롱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베이조스가 말한 AMI의 정보 매수 건은 지난 대선 당시 AMI가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한 플레이보이 모델 카렌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주고 입을 닫게 한 사건으로 추정된다. 베이조스는 이날 글에서 “WP는 나를 복잡하게 만들긴 했지만, 난 투자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WP는 중대한 사명을 가진 중요한 기관”이라고 밝혔다.

또한 베이조스는 이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나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이런 협박을 견디지 못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견딜 수 있겠나. 많은 사람들이 'AMI로부터 비슷한 경험을 했고 생계 때문에 그들에게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글을 올린 베이조스의 블로그는 이번에 처음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AMI는 베이조스의 주장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보도와 관련해선) 합법적인 행동을 했다”면서도 “베이조스의 협박 주장에 대해선 철저히 조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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