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태극전사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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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는 비록 중도 하차했지만 월드컵은 끝난 것이 아니다. 어느 경기든 승자와 패자가 있다. 지금부터는 차분하게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펼치는 예술을 즐기자. 이것이야말로 월드컵만이 세계 축구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귀한 선물이 아닌가. 그러면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자. 축구 실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태극 전사들의 노력만으론 부족하다. 유럽.남미 국가들의 축구 실력이 출중한 것은 평소 수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아가 열심히 응원하고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평소 국내 프로축구 경기장은 썰렁할 정도다. 그러다 월드컵 등 국제 경기가 열리면 국민이 과열 증상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축구를 즐기기보다는 국제적인 성적에만 연연한다는 비판도 나오는가. 꾸준한 애정을 갖고 선수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축구팬이 북적대야 우리 축구의 미래도 밝다.

많은 국민이 서서히 월드컵 열기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사학법 재개정과 같은 현안과 이념.빈부 갈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는 차분하게 현실을 돌아보면서 슬기롭게 풀어가야 할 때다. 많은 국민은 월드컵 응원전을 통해 뜨거운 에너지가 분출하는 것을 느꼈고, '우리는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열기가 사회 통합과 국가 발전 에너지로 승화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