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물무기 시설 극비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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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라크의 생물무기 보유를 이라크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행정부가 비밀리에 생물무기 연구 시설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과학 전문지인 '원자과학자 회보(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최신호(9, 10월호)가 보도했다.

이 회보는 새 실험실에선 탄저균과 페스트균.보툴리누스균 등 인간에 가장 해로운 세균들에 대한 실험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이미 9.11 테러와 탄저균 소동 이후 생물무기에 대한 방어를 위해 6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생물무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예산으로 30곳의 실험실이 확대되거나 새롭게 건설될 예정이다 .

현재 미국에는 최고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BSL-4' 등급의 연구시설이 6곳 있으며, 앞으로 같은 등급의 실험실 14곳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또 그 아래 등급인 'BSL-3' 시설 16곳도 새롭게 건설을 추진 중이거나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총 4천5백~9천명의 과학자나 기술자가 더 필요할 전망이다.

회보는 또 "더 중요한 것은 일부 시설이 캘리포니아주 소재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와 뉴멕시코주의 '로스 앨러모스국립연구소' 등 핵무기 연구 시설이 있는 곳에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회보는 "생물.화학 무기 연구와 핵무기 디자인을 함께 하는 것은 국제적인 안정을 위협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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