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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안주는 치킨, 소주 안주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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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호 16면

비행산수 시즌2 (18) 영남 내륙 제일도시, 대구 

비행산수 대구

비행산수 대구

매년 7월 말 대구에 가면 이 땅의 모든 치킨·맥주가 있다. 치맥페스티벌 덕이다. ‘치느님’을 모시러 5일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다. 2인 1닭에 1인당 맥주 500cc를 마신다면 50만 마리와 5억cc가 팔리는 셈이다. 대구와 닭은 인연이 깊어 평화시장에는 닭똥집 골목까지 있다.

멕시칸·교촌·처갓집·호식이두마리·멕시카나·땅땅·스모프·또이스·종국이두마리·별별 … 다 대구에서 출발한 프랜차이즈다. 치킨집이 1900여 곳을 넘는다니 ‘성지’라 할만하다. 치킨은 대구서 인정받아야 전국에서 통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테다.

대구

대구

맥주 안주로는 치킨이 으뜸이지만 소주 안주로 첫째는 뭘까. “김광석 노래지요” 영남대 신소재공학부 이희영 교수가 웃으며 답한다. 대봉동 ‘김광석길’ 담벼락에 그린 만화 한 장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선술집에 등을 보이고 앉은 청년이 묻는다. “형, 소주 안주로 제일 좋은 게 뭔 줄 알아요? 그건 말이에요… 김광석이 노래예요. 소주 안주로는 김광석 노래가 최고라고요…”

김광석은 떠났지만, 그가 태어난 이 동네는 명소가 됐다. 서울 여의도한의원 변희승 원장이 추억하는 고향 대구는 지금과 꽤  다르다. “70년대 말 다니던 중학교가 중구에서 수성구로 이사했어요. 경산으로 넘어가는 동네인데 논과 밭 가운데 학교 건물만 있었지요. 운동장에 널린 돌을 우리 친구들이 다 주워냈어요” 수성구는 이제 아파트 숲으로 변해 ‘대구의 강남’이 됐다.

방위를 바꾸어 그려 위가 남쪽이다. 83타워는 부러 크게 그렸다. 본래 우방타워로 불렸는데 소유권이 이랜드그룹으로 넘어가며 이름을 바꿨다. 77층 전망대에 서니 팔공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금호강이 도시를 휘돌아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비행기 아래가 대구국제공항이다. 스카이점프 하는 사람이 숨어있으니 찾아보시길.

그림·글=안충기 아트전문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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