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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랑 유니폼...왓포드전에 깨어난 손흥민의 ‘양봉 본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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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왓포드전 역전승 직후 홈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왓포드전 역전승 직후 홈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노랑 유니폼을 입은 팀을 만나면 득점 본능이 꿈틀대는 손흥민(27ㆍ토트넘)의 특징이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시즌 노란 유니폼 팀 상대로 6골 폭발 #올 시즌 '노란 첼시' 상대로 정규리그 첫 골

손흥민은 3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왓포드전에서 소속팀 토트넘이 0-1로 뒤진 후반 35분 호쾌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지난 2일 카디프시티전 이후 29일만에 나온 올 시즌 정규리그 9호골이자 지난 5일 트랜미어 로버스전(FA컵 3라운드) 이후 시즌 13번째 골.

손흥민의 득점으로 기세가 살아난 토트넘은 7분 뒤 페르난도 요렌테의 역전골까지 터지며 극적인 2-1 승리를 연출했다. 귀중한 승점 3점을 보탠 토트넘은 시즌 승점을 54점으로 끌어올려 2위 맨체스터 시티(56점)와 간격을 두 점으로 좁혔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왓포드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 돌파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왓포드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 돌파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지난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이후 곧장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하고, 일정을 마친 뒤 곧장 복귀하는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득점포를 터뜨린 직후 환호하는 손흥민의 표정에는 다양한 감정이 녹아 있었다.

손흥민은 노랑 유니폼을 만나면 신바람을 내는 특성 때문에 ‘옐로 킬러’라 불린다. 노랑 유니폼을 입는 ‘꿀벌 군단’ 도르트문트(독일)에게 유독 강해 ‘양봉업자’라는 재미 있는 별명도 붙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기록한 18골 중 6골을 노란 유니폼을 입은 팀을 상대로 나왔다.

올 시즌 정규리그 1호골도 노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오른 첼시를 상대로 넣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득점까지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골’로 뽑혔다. 노랑색을 주 색상으로 사용하는 왓포드는 손흥민이 만날 때마다 신바람을 내는 팀이기도 하다. 왓포드를 상대로 통산 6번 맞대결을 벌였고, 이번 득점까지 포함해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첼시를 상대로 올 시즌 정규리그 첫 골을 터뜨린 손흥민. [EPA=연합뉴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첼시를 상대로 올 시즌 정규리그 첫 골을 터뜨린 손흥민. [EPA=연합뉴스]

득점과 상대팀의 유니폼 색상 사이의 상관 관계를 명확히 밝힌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다. 손흥민이 유독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팀을 만날 때마다 맹활약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양봉업자’라는 캐릭터가 굳어지면서 손흥민이 더 큰 자신감을 얻은 것 또한 사실이다.

영국 리드대학에서 색채과학을 연구하는 스티브 웨스트랜드 교수는 “특정 색상의 유니폼을 입을 때 자신감에 차이가 생기거나, 또는 상대 유니폼 색깔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선수 자신은 ‘노란색에 강한 골잡이’라는 캐릭터를 마음껏 즐기는 모양새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인터넷에서 내가 선글라스를 쓰면 세상이 온통 노란색으로 보이는 ‘움짤’(움직이는 동영상)을 봤다. 노란색 팀에게 곧잘 골을 넣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자주 골을 넣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건 사실”이라며 활짝 웃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손흥민은 '꿀벌 군단'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해 '양봉업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은 '꿀벌 군단'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해 '양봉업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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