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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광고 60억, 닭날개 14억개, 맥주 130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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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수퍼보울

수퍼보울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최대 이벤트, 제53회 수퍼보울(Super bowl)을 앞둔 미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미국 내달 4일 애틀랜타 수퍼보울 #동부 패트리어츠-서부 램스 격돌 #브래디 vs 고프, 쿼터백 대결 #입장권 가격 최고 3100만원

미국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다음 달 4일(한국시각) 열리는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수퍼보울에서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로스앤젤레스(LA) 램스가 맞붙는다. 전 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TV로 시청하는 수퍼보울은 단일 경기로는 지상 최대 스포츠이벤트이자 쇼비즈니스다. 수퍼보울을 앞두고는 미국 경제 전체가 활기를 띠기 때문에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은 수퍼선데이(Super Sunday)로도 불린다.

두 팀은 램스가 세인트루이스 연고였던 2002년 수퍼보울에 이어 17년 만에 재대결한다. 미국 역사가 시작된 동부(보스턴) 연고 팀 패트리어츠와 개척의 상징인 서부(LA) 연고 팀 램스의 대결인 만큼 여러 측면에서 맞대결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톰 브래디. [AFP=연합뉴스]

톰 브래디. [AFP=연합뉴스]

패트리어츠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아메리칸콘퍼런스(AFC)에서 우승한 전통의 강팀이다. ‘살아있는 전설’ 쿼터백 톰 브래디(42)가 이끄는 공격진은 21세기 최강이다. 수퍼보울 최다 출전 기록(8차례)을 가진 브래디는 이번에 승리할 경우 최다 우승 기록(6차례)까지 갖게 된다. 브래디는 과거 5차례 수퍼보울에서 4차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제러드 고프. [UPI=연합뉴스]

제러드 고프. [UPI=연합뉴스]

램스의 쿼터백 제러드 고프(25)는 올 시즌 4688패싱야드를 기록한 특급 선수다. LA 연고 팀은 1984년 LA 레이더스 이후로는 수퍼보울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역 팬들은 LA 출신인 고프가 내셔널콘퍼런스(NFC) 우승에 이어 수퍼보울까지 선물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브래디는 2002년 램스(세인트루이스 연고 시절)를 꺾고 NFL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당시 8살이었던 고프가 “그때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 만큼, 두 선수는 세대 차를 보인다.

우승을 향한 양 팀의 장내 경쟁만큼이나, 장외 머니게임도 뜨겁다. 전미 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수퍼보울과 관련한 미국인의 지출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해마다 100억 달러(약 11조1690억원)를 넘겼다. 올해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나 시즌 중 NFL 선수들의 인종차별 항의 퍼포먼스 등 부정적 요인이 있지만, 패트리어츠와 램스라는 대진 덕분에 역대 최고 흥행을 기대한다.

숫자로 보는 수퍼보울

숫자로 보는 수퍼보울

수퍼보울 중계의 TV 광고 단가는 비싸기로 유명하다. 미국 경제 사이트 ‘월넷허브’에 따르면 올해 중계권자인 CBS스포츠의 수퍼보울 광고 매출은 총 4억820만 달러(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30초 광고 단가(추정)는 524만 달러(약 60억원), 초당 2억원이다. 수퍼보울 광고 전쟁에는 한국 기아차도 나선다.

수퍼보울이 열리는 무대도 화려하다. 개최구장인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15억 달러(1조6000억원)를 들여 2017년 개장했다. 관중 7만여 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이다. 입장권 평균 가격은 7277달러(810만원), 최고 가격은 2만7983달러(3100만원)다.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TV 앞에서 수퍼보울을 즐긴다. 삼성과 LG전자의 고화질 TV가 연중 가장 많이 팔리는 때가 수퍼보울 직전이다.

수퍼보울 당일은 추수감사절과 함께 미국 내 식음료 판매량이 가장 많은 날이다. 이날 하루 맥주 판매액은 1억2000만 달러(1340억원)인데, 평일 판매액보다 90% 증가한 수치다. 또 닭날개는 13억8000만 개, 립스테이크는 4500톤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퍼보울 다음날 미국인 기상 시간은 평소 월요일보다 1시간 10분 늦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넷허브’는 이색 설문조사 결과도 실었다. ‘응원하는 팀의 수퍼보울을 보기 위해 무엇을 건너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인은 ▶ 휴가(23%) ▶ 중요 업무(21%) ▶ 친지나 친구의 결혼식(20%) ▶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식(19%) ▶ 자녀의 생일파티(15%) 순으로 응답했다. ‘응원하는 팀의 수퍼보울 우승을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 1년 치 휴가(52%) ▶ 연말 성과급(31%) ▶ 예금 잔고(14%) 등을 꼽았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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