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애플, 최악은 면했다"…실적발표 이후 주가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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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예상대로 아이폰 매출이 15% 감소한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최악은 면했다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예상대로 아이폰 매출 15% 감소 #그러나 가이던스 웃돈 실적 발표 #팀 쿡 "중국내 1월 분위기 다르다"

애플은 29일(현지시간)  2018년 4분기(10~12월) 843억 달러(94조3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은 890억~930억 달러였지만, 중국에서 아이폰 매출이 금감하면서 지난 2일 애플이 투자 가이던스를 통해 840억 달러로 수정 발표한 바 있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중앙포토]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중앙포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가 기존의 매출 가이던스를 놓친 것은 실망스럽지만, 장기적으로 이번 분기의 실적은 우리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깊고 폭넓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가이던스에서 밝혔던 840억 달러를 살짝 웃돈 것은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으나 다른 부문에서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매출은 519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서비스 부문 매출은 108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맥과 아이패드의 매출은 각각 74억2000만 달러, 6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익은 199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외신과 IT매체들은 애플의 순익은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으로 세율이 26%에서 16.5%로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당순이익(EPS)은 4.18달러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치(4.17달러)를 약간 상회했다.

애플은 올해 1∼3월 매출이 550억~5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599억8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올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애플 역사상 가장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하는 중이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 현재 163.50달러로 뛰었다.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하는 애플 주가. 자료=CNBC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하는 애플 주가. 자료=CNBC

이날 정규장에서 1.04% 빠진 154.68달러로 마감한 뒤 실적발표가 나오자, ‘최악은 면했다’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강하게 형성됐다.

애플 주가는 이달초 가이던스를 수정 발표하면서 지난해 10월 정점과 비교해 32% 빠진 146달러로 추락한 바 있다. 이후 저조한 실적이 그동안의 주가에 대체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쿡  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차이나 쇼크’가 다소 누그러졌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려 애썼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지난해 12월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라며 “1월 분위기에는 좀 더 낙관주의가 있다. 어쨌든 분명히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룹 벤처스의 진 먼스터는 “애플의 오늘 실적 발표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분위기는 애플이 거대한 맞바람을 잘 버텨나갈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줘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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