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웃고, 수원 울었다···희비 엇갈린 예타 면제 지역들

중앙일보

입력 2019.01.29 15:29

업데이트 2019.01.29 17:32

정부가 29일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 사업(23개·총 사업비 24조 1000억원)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은 크게 반겼다. "백 년 미래를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 "자족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게 됐다.” 반면 탈락한 지역은 "지역 주민에 좌절감을 안겨줬다"며 반발했다.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 사업 발표 지자체 반응
정부 29일 23개 24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 대상 발표
선정된 지자체 "지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환영 분위기
탈락 지역은 " 주민에 좌절감, 분노 안겨줬다" 반발
부적합 논란 일었던 새만금국제공항 등도 포함돼 논란 일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는 부산신항~김해 간 고속도로 건설이 선정됐다. 송정IC(가칭)와 김해 JCT를 잇는 14.6㎞ 구간에 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사업비 8251억원이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부산의 백 년 미래를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경남도 역시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사업이 포함되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남부내륙철도는 김천~거제를 잇는 4조7000억원 사업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서부경남KTX가 경남경제 재도약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포천시청에서 열린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확정 합동브리핑에서 박윤국 포천시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포천시민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포천시청에서 열린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확정 합동브리핑에서 박윤국 포천시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포천시민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에서는 전철 7호선을 양주 옥정지구에서 포천까지 19.3㎞를 연결하는 도봉산포천선 건설사업(사업비 1조391억원)이 선정됐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포천시가 인구 30만의 자족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수원시는 신분당선 연장사업(수원 광교∼호매실)이 탈락하자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는 의견문을 내고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선정 발표는 수원시민에게 엄청난 분노를 안겨줬다"고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부 발표 이후 청와대를 직접 방문해 항의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신청한 2개 사업 가운데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사업이 선정됐다. 사업비는 1000억원이다. 하지만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 건설이 제외되자 반발하고 있다. 인천 송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올댓송도’ 회원 300여 명은 최근 집회를 열고 “GTX-B 예타 면제 제외는 인천을 홀대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9일 대전시청 브리핑실에서 연 시정 기자 간담회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이 29일 대전시청 브리핑실에서 연 시정 기자 간담회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건설이 선정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반갑고 기쁘다”고 했다. 이 사업의 예산은 6950억원이다.
하지만 트램은 건설 적합성 여부를 놓고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돼 왔다. 속도(최고 20㎞/h)가 느리고 기존 도로에 건설해야 하므로 교통난을 빚을 우려가 있다.

세종은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선정되자 "32만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충남은 숙원사업이던 석문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석문산단선) 건설사업이 포함되자 “서북부지역에 신 산업대동맥을 놓게 됐다"고 환영했다.

충북은 청주공항~제천간 87㎞ 철도 노선을 개량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선정됐다. 이시종 지사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외에도 평택~오송복복선화, 타 지역에서 신청한 세종~청주 고속도로 등 충북관련 사업이 대거 반영돼 충북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고 만족해했다.
강원은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건설사업이 선정되자 "강원지역 교통혼잡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반겼다.

한국환경회의 회원들이 29일 오전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국환경회의 회원들이 29일 오전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대구시는 1조2880억원 규모의 대구산업선 철도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확정 지었다. 이 사업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50만 대구시민의 의지와 지역 정치권이 함께 노력한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북은 공을 들인 7조원 규모의 동해안 고속도로가 제외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앞으로도 예타에 제외된 고속도로 사업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중심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이 선정된 광주광역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SOC 사업 대신 발상을 전환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보고가 될 인공지능 R&D사업을 신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서남해안 관광도로 건설 사업과 수산식품수출단지 조성 사업이 선정된 전남도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국내 4대 관광거점으로 남해안권의 잠재력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전북도는 축제 분위기다. 예타 면제 대상에 전북 지역 최대 현안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9700억원)뿐 아니라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사업(2343억원)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29일 전북도청에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발표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9700억원),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사업(2343억원) 등 2개가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뉴스1]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29일 전북도청에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발표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9700억원),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사업(2343억원) 등 2개가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뉴스1]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전북 도민의 숙원 사업이 해결됐다"며 "국가적으로도 새만금이 환황해권 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며 반겼다. 하지만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도가 올해 예산에 용역비 25억원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경제성이 낮다며 제외했던 사업이다. 제주도도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가 선정되자 환영했다.

전문가들은 예타 조사 면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최진혁 교수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도 예산 낭비로 결론 나는 사업이 수두룩한데 예타 조사 면제까지 해주는 것은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전국종합]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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