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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홍역 환자 40명…걱정스러운 설 연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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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어제 2명이 늘어 홍역 환자가 총 40명(지난달 17일부터)이 됐다. 한 명은 최근 동남아에 다녀왔고, 다른 한 사람은 홍역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 지역별로 대구와 경북 경산 17명, 경기도 안산 12명, 서울 4명, 경기도 시흥·안양·부천·김포·화성 각 1명, 인천 1명, 전남 1명이다. 대구와 안산에 집중돼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외곽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홍역이 유행하는 동남아와 유럽에서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2차 감염을 일으켜 환자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한다.

홍역 환자의 절반가량이 20대다. 질본에 따르면 1983∼96년에는 MMR(홍역·이하선염·풍진) 예방접종을 생후 12∼15개월에 한 차례만 했기 때문에 20, 30대 젊은이 중 약 25%가 홍역 항체를 갖고 있지 않다. 97년부터는 4∼6세 때 2차 접종을 받도록 했다. 따라서 홍역을 앓은 적이 없는 23세 이상의 청년들은 지금이라도 2차 접종을 받는 게 좋다.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이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설 연휴 기간(다음 달 2∼6일)에는 사람들의 이동과 접촉이 많고, 해외여행도 급증하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 위험이 적지 않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수두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일본에선 210만 명 이상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개인 위생에 더욱 신경을 쓰고, 감염병 의심 증세가 나타나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곧바로 병원이나 보건소로 가야 한다. 노약자들은 가급적 백신을 맞는 게 좋다. 현재 보급된 백신은 일본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별진료소 설치로 의료기관 내 감염을 차단하고, 환자 보호·격리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연휴 때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