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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방에 무너진 카타르전 90분...사비의 예언 적중

중앙일보

입력

사비가 예측한 아시안컵 토너먼트 결과표. 8강에서 카타르가 한국을 꺾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비가 예측한 아시안컵 토너먼트 결과표. 8강에서 카타르가 한국을 꺾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도전은 8강까지였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치른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졌다.

후반 34분 내준 한 골이 패배의 아픔을 불러왔다. 카타르의 압둘라지즈 하템이 한국 위험지역 외곽에서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낮게 깔려 날아간 볼이 한국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김승규(빗셀 고베) 골키퍼가 몸을 던졌지만, 볼이 수비수 사이에 가려져 반응 시점이 늦었던 탓에 막아낼 수 없었다.

한국은 1분 뒤 속공 찬스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슈팅으로 연결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을 적용해 검증한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구자철, 지동원, 이승우 등 공격자원들을 줄줄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무위에 그쳤다.

카타르 선수들이 한국전 득점 직후 뒤엉켜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카타르 선수들이 한국전 득점 직후 뒤엉켜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카타르는 후반 막판 주축 선수들이 걸핏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시간을 끄는 ‘침대축구’를 선보이며 한국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종일관 꽁꽁 걸어잠그다 위력적인 역습 한 방에 경기를 끝낸다'는 카타르의 '한국축구 격파 해법'이 맞아 떨어진 순간이었다.

한국은 카타르와 상대전적에서 5승2무3패로 우위를 유지했지만, 카타르와 최근 두 번의 맞대결을 모두 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2골을 넣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FC 바르셀로나 출신의 ‘살아 있는 전설’ 사비 에르난데스(39ㆍ알사드)의 ‘기분 나쁜 예언’이 맞아떨어져 한국 축구팬들의 상심이 더 컸다. 사비는 아시안컵 개막에 앞서 카타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대회 토너먼트 결과를 예측했다. 사비가 8강 후보로 점찍은 팀들 중 7팀이 실제로 8강 구도에 참여했다.

그중 사비는 4강 후보로 일본과 이란, 호주, 그리고 카타르를 점찍었다. 사비는 한국과 카타르가 8강에서 만날 것으로 예측했고, 그 결과 카타르가 4강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입장에서 기분 나쁜 예언이었지만, 단 한 방의 중거리포가 한국의 패배를 불렀고 사비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카타르전에서 골 찬스를 놓친 직후 아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카타르전에서 골 찬스를 놓친 직후 아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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