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에 '미세먼지 저감 노하우 전수해달라' 요청"

중앙일보

입력

대구 전역에 초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된 23일 대구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정체로 현재 대구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1㎍/㎥로 환경기준치(35㎍/㎥)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뉴스1]

대구 전역에 초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된 23일 대구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정체로 현재 대구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1㎍/㎥로 환경기준치(35㎍/㎥)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뉴스1]

중국이 최근 열린 한·중 환경협력 회의에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 저감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이 '한국이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면 잘 활용할 수 있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국 간에 이야기가 오간 회의는 22∼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의다.

중국 측의 이런 요청에 '노하우 전수가 이뤄지면 미세먼지를 빠른 속도로 줄이는 데 효과를 볼 수 있겠다'는 이야기는 오갔지만 이 당국자는 "자신들의 노력을 인정해달라는 것으로 들렸다"는 인상평을 남겼다.

이날 중국 측은 회의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미세먼지 농도를 40% 이상 낮췄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실제로 중국이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를 해야 한다. 다만, 더 줄일 여지가 있으니 더 줄이기 위해 논의를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이 한국이 과거 '부패와의 전쟁'을 했던 것처럼 푸른 하늘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전쟁 수준으로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베이징의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51㎍/㎥로 서울(23㎍/㎥)의 배 이상이다.

전국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뉴스1]

전국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뉴스1]

이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 한중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구축, 청천 프로젝트 확대 등 성과도 있지만, 아직 미세먼지에 대한 양국 간 온도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로 환경 기준이 달라 우리가 볼 땐 나쁜 것도 중국에서는 양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 속담을 인용해 양국은 산과 물, 공기가 연결된 생태공동체라고 언급했고, 이에 중국 측도 동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중·일 3국은 지난해 '동북아 장거리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발간하려 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중국은 LTP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필요한 자료 일부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내부적으로 배출량을 검증하고 있다고 한다"며 "조만간 주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