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전후 최고의 케인스학파 경제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코 모딜리아니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가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 MIT는 그가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잠을 자다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85세.
1918년 이탈리아 로마의 유대계 의사 아들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38년 무솔리니 정권의 반유대인 정책을 피해 프랑스로 잠시 망명했다가 39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 신(新)사회연구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44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46년 미국으로 귀화한 후 일리노이대.노스웨스턴대 등을 거쳐 62년부터 줄곧 MIT에서 강의했다.
모딜리아니는 케인스의 소비이론을 정교화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생애소득(life-cycle) 가설'로 잘 알려진 그의 소비이론은 소득이 많을 때 소비도 많아진다는 당시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오히려 개인들은 소득이 많을 때 은퇴 이후를 고려해 소비를 줄이고(저축을 늘리고), 소득이 적을 때 소비를 늘린다는 게 그의 이론의 핵심이다. 소비가 현재 소득이나 자산 뿐만 아니라 남은 생애에 기대되는 평균예상소득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소비이론과 금융시장에 대한 연구 덕분에 그는 85년 노벨상을 받았다.
서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