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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박형철, 임종석 비리정보 가져오라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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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태우. [연합뉴스]

김태우. [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인 김태우(사진) 검찰 수사관이 “특감반 일부 직원이 활동비를 부당 수령한 의혹이 있다”며 추가 폭로에 나섰다.

김 “건배사는 조국을 위하여 #내근 직원이 출장비 부당수령” #박 “사실무근 … 활동비 준 것”

김 수사관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특감반 내근 직원에게 허위 출장신청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출장비를 지급했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국가 예산을 허위로 집행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내근 전담 직원인 김모 전 특감반 데스크가 외근 특감반원들이 활동비 명목으로 받는 출장비 월 10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16개월간 1500여만원의 국민 세금을 허위로 수령한 것”이라며 “출장비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했으니 공문서위조 및 행사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며 회식 자리에서 외쳤던 건배사도 공개했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이 반부패비서관실 최초 회식 자리에서 공식 건배사는 ‘조국을 위하여, 민정아 사랑해’라고 공지했다”며 “상관이 ‘조국을 위하여’라고 하면 졸병들은 ‘민정아 사랑해’라고 하면서 폭탄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 박 비서관이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한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이) 국민을 위해 충성한 게 아니라 직속 상관에게 충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비서관은 “조국 수석에게 충성해야 한다거나 임종석 실장의 비리 정보를 가져오라고 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내근 직원에게 허위 출장비를 지급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특감반 데스크도 업무시간이나 퇴근 후 정보활동 등을 위해 필요한 개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한다”며 “특감반원들 이상의 활동비가 필요해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김 수사관은 직접 작성한 A4 용지 33쪽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1시간 가까이 읽으며 기존에 알려진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 의혹▶외교부 고위 공무원 감찰 적법성 의혹▶지인 관련 사건 조회 의혹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장재원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온 언론 보도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수사관이 기자회견을 통한 추가 의혹 제기로 공익신고자 지정을 노리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대검 보통징계위를 통해 해임이 의결된 김 수사관이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로 인정받게 되면 신분상의 불이익을 원상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 등과 관련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비서관을 권익위에 부패행위자로 신고한 김 수사관은 지난주 신고내용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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