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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두렵던 거미도 이젠 친구…자연과 자주 만나는 게 중요해요 ‘에그박사’

중앙일보

입력

사막여우를 안은 에그박사 김경윤(가운데)씨와 주은성(왼쪽)·양유찬 학생기자.

사막여우를 안은 에그박사 김경윤(가운데)씨와 주은성(왼쪽)·양유찬 학생기자.

"친구들이 밖으로 나와서 뛰어 놀았으면 해요. 제 영상이 매개가 되길 바라고요"

에그박사와 내 방에서 작은 실험 해볼까요

지난 2017년 2월 동·식물 실험 유튜브 채널 '에그박사'를 개설한 김경윤씨의 말입니다. 채널 대표 얼굴로 구독자들에게 '에그박사'로 불리는 그 외에도 김경민·양찬형씨가 촬영·편집 역할을 맡아 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겨울방학을 맞이한 소중 독자들을 위해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곤충화석 실험을 소개합니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을 위한 조언부터 학창시절 꿈이 어른이 되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주은성 학생기자, 꿈이 너무 많아 아직 잘 모르지만 에그박사를 평소 즐겨 봤다는 양유찬 학생기자가 부산에 있는 콘텐츠랩 스튜디오로 찾아갔습니다. 에그박사 팀은 이곳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데, 이들이 다루는 동물이 있는 동물원도 근처에 있거든요.

김경민씨가 학생기자들에게 기니피그를 소개하고 있다.

김경민씨가 학생기자들에게 기니피그를 소개하고 있다.

김경민씨가 동물원에서 미리 데려온 기니피그·사막여우와 함께 밝게 맞았습니다. 동물들은 각자 켄넬 안을 조용히 돌아다녔어요. "가까이 가면 소리를 내요." 주 학생기자의 말에 김경민씨가 "가까이 가면 경계하기 때문"이라며 "만질 때도 얼굴 쪽으로 다가가면 안 되고 뒤에서 끌어안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죠. 그 말대로 주 학생기자가 살며시 뒤에서 사막여우를 안아 올렸습니다. "제 팔 길이 정도네요. 정말 작아요. 평소 강아지를 무서워하거든요. 이 친구도 좀 두려웠는데 직접 보니 작고 얌전하군요." 김경민씨가 화답했습니다. "맞아요. 사막여우는 얌전한 동물이에요.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 키울 수는 없고요." 주 학생기자가 고개를 끄덕였고, 양 학생기자도 용기 내 사막여우를 쓰다듬었습니다.

사막여우.

사막여우.

김경민씨가 학생기자들에게 동물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뒤에서 에그박사의 얼굴로 활동하는 김경윤씨가 나타났어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어라. 둘이 이름이 좀 비슷하죠. "혹시 형제인가요?" 양 학생기자의 질문에 김경윤씨가 답했어요. "아니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열세 살 때부터 서른한 살인 지금까지 우정을 유지하는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다른 팀원도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친구예요." 초등학교 동창 셋이 모여 실험 채널을 개설한 거죠. "다들 각자 일하던 사람들이에요. 에그박사인 저는 한 회사 유튜브 채널 관리인으로 있었고요. 아까 친구들에게 사막여우 안는 법을 알려준 친구(김경민씨)는 응용생물학을 전공했죠. 또 다른 친구는 프로덕션에서 일했고요." 살아 움직이는 것, 영상에 최적화된 사람들이 모여 채널을 만든 셈입니다. 이날 학생기자들의 호기심을 해소한 김경윤씨와의 일문일답, 함께 볼까요.

사막여우를 안은 주은성 학생기자(왼쪽), 김경윤씨, 양유찬(오른쪽) 학생기자.

사막여우를 안은 주은성 학생기자(왼쪽), 김경윤씨, 양유찬(오른쪽) 학생기자.

Q. 채널 이름이 왜 '에그박사'인지 궁금합니다.
A. 초2 때부터 별명이 '에그'(Egg·달걀)였어요. 얼굴이 길어서 달걀·타조알 등이 별명이었죠. 친구들이 이름 대신 그걸 불러서 에그박사라고 지었어요. 또 다른 의미도 있죠. 나중에 붙인 건데요. 곤충 친구들이 태어날 때 알에서 나오죠. 태생은 알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저희가 생물을 다루니 개념이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전 초4 때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종군 기자 지망생이기도 했는데요. 어느새 꿈이 바뀌어서 지금은 영상으로 친구들을 만나고 있네요. 여러분도 어린 시절 꿈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

김경민씨가 콘텐트랩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씨에 따르면, 영상 제작자는 누구나 이곳에서 자유롭게 촬영, 편집을 할 수 있다. 신청 후 이용할 수 있고 최소 구독자 제한 등은 없다.

김경민씨가 콘텐트랩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씨에 따르면, 영상 제작자는 누구나 이곳에서 자유롭게 촬영, 편집을 할 수 있다. 신청 후 이용할 수 있고 최소 구독자 제한 등은 없다.

Q. 촬영용 생물 정보는 어디에서 구하나요.
A. 인터넷에서도 찾고 아는 사람에게도 물어보죠. 김경민씨가 응용생물전공이고 주변에 대학 선후배 등 자연·생물에 대해 아는 박사들이 많아요. 진짜 박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거죠. 이를 바탕으로 제가 공부해서 재구성하죠. 전문적이고 어려운 지식을 다 전하면 알아듣기 어려우니까 스스로 공부해서 파악한 것만 전달해요. 아이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용어를 선택합니다. 사실 에그박사로서 촬영에 임할 때는 대본이 없고 즉흥적으로 해요. 동물 프로그램인 셈이니까 대본 없이 주제만 정해서 동물 반응 따라 내용을 꾸리죠. 또, 해외 신기한 영상이 있죠. 그런 거 보고 '저게 될까' 싶어서 우리도 따라 해요. 풀 때 에그박사만의 색으로 풀죠. 곤충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콘텐트 대상이 '자연'이 됐어요.

김경윤(왼쪽)씨를 만난 주은성(가운데)·양유찬 학생기자.

김경윤(왼쪽)씨를 만난 주은성(가운데)·양유찬 학생기자.

Q. 촬영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콘텐트마다 다른데요. 긴 것 예를 들어볼게요. 제주도에 쇠똥구리 찾으러 간 적이 있어요. 폭염주의보가 내렸는데 이틀 동안 찍었죠. 이틀 동안 낮에는 오름이라는 데를 다 뒤졌죠. 말똥을요. 걔가 똥에 사니까요. 이러면 총 영상이 길죠. 편집 맡은 팀원은 고생 좀 하죠. 하지만 촬영과 편집을 한 팀원이 하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어디를 어떻게 편집해야겠다는 구성도 웬만해선 다 정합니다. 평균적으로 하루종일 걸려 영상 3~4개 정도를 뽑아냅니다. 그걸 나눠 월·수·금 5시, 토요일 1시 정기 업로드하고 있고요. 체계적으로 구성했죠.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영상이 올라올지 모르면 안 되잖아요. 텔레비전처럼 정기적으로 해둔 거예요. 기다리는 사람들이 때 되면 볼 수 있게요.

김경윤(왼쪽)씨가 학생기자들에게 동물을 친숙하게 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김경윤(왼쪽)씨가 학생기자들에게 동물을 친숙하게 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Q. 많은 키즈 크리에이터들이 게임이나 장난감 등 놀이 위주 콘텐트를 하는데 왜 동물과 곤충과 같은 살아있는 걸 했나요.
A. 장난감이나 액체괴물은 많잖아요. 근데 자연은 많이 없죠. 저나 친구들은 어릴 때 여름방학이면 개구리 잡고 가재 잡고 물고기 잡고 놀았죠. 요즘은 다 게임하고 핸드폰하고 그러고 놀잖아요. 에그박사 영상 보고 밖에서 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Q. 동영상 찍다 보면 동물들이 스트레스받나요.
A. 스트레스받는 동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동물도 있죠. 저는 동물이 스트레스받는 걸 막으려고 꽤나 노력합니다. 최대한 동물과 교감하는 걸 담아요. 마구 다루면 당연히 스트레스받죠. 어루만지고 교감하고 먹이도 줍니다. 동물이 너무 스트레스받는다 싶으면 촬영을 중단해요. 하기 전에 다룰 동물에 대해 찾아보고 스트레스 안 받는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고요.

(왼쪽부터)양유찬 학생기자, 에그박사, 주은성 학생기자가 실험 성공 후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양유찬 학생기자, 에그박사, 주은성 학생기자가 실험 성공 후 포즈를 취했다.

Q. 손에 상처가 많네요.
A. 손에 작은 흉터가 많죠. 장수풍뎅, 사슴벌레 등 곤충 친구들은 나무를 올라가죠. 발톱이 있어요. 사막여우도 발톱이 있고 거기에 긁힌 거죠. 무작정 장수풍뎅이 잡아 떼면 피가 나고 살이 뜯어져 나오고 그래요. 살살 만지면서 방향을 떼면 안 다쳐요. 그런 걸 시간이 지나면서 터득했죠.

주은성·양유찬 학생기자가 콘텐트랩 안 영상 편집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주은성·양유찬 학생기자가 콘텐트랩 안 영상 편집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Q.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목표는 뭔가요.
A. 에그박사는 팀이에요. 세 명이고요. 김경민씨는 백과사전, 동물자연백과사전 만드는 게 꿈이고. 저는 많은 친구들이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것보다 밖에서 자연에서 놀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자화자찬이네요. 어린 친구들이 영상을 보거든요. 세 살, 네 살, 다섯 살. 그런 친구들이 많이 봐요. 어떤 친구는 꿈이 에그박사예요. 그런 얘기 들으면 어깨가 무겁죠. 동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저도 거미를 무서워하는데, 그와 유사한 곤충도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거미는 지금도 좀 무섭지만 곤충은 이제 아주 잘 만집니다. 자꾸 보고 익숙해지면 됩니다. 계속 보면 친해져요. 실제 제 영상을 보면서 곤충을 안 무서워하게 됐다는 친구가 있었죠. 학부모 피드백도 많이 받는데요. 아이들이 제 콘텐트 속 동식물을 보고 자연에 나가 생물을 만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집순이였는데 에그박사 영상 보고 밖으로 나가자고 한 친구도 있죠. 감사하다는 e메일을 보고 놀랐죠. 책임감도 들고 아직은 실감이 안 날 때도 있습니다.

에그박사가 소중 독자를 위해 준비한 '겨울방학 내 방에서 하는 실험'

소중 실험실

소중 실험실

아크릴 동물 화석 만들기

소중 실험실 완성품.

소중 실험실 완성품.

준비물(온라인에서 구매 가능): 죽은 왕사슴벌레, 죽은 풍이, 아크릴수지, UV 램프, 플라스틱 툴, 스포이트
① 화석이 될 죽은 벌레를 하나씩 골랐어요. 주은성 학생기자는 풍이, 양유찬 학생기자는 왕사슴벌레를 골랐죠.

소중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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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각자 통도 골랐어요. 모양이 다양한 레진 만들기 툴 중 원하는 모양을 골라 구매하거나 집에 있는 빈 통을 써도 좋습니다.
③ 통에 아크릴수지를 3분의 1 넣으세요. 그 위에 벌레를 원하는 자세로 놓아요.

소중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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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기포가 생기지 않게 유의하면서 벌레 위에 아크릴수지를 조금 더 넣어 덮습니다.

소중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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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UV 램프를 틀고 아크릴수지를 굳힙니다.
⑥ ④번처럼 기포가 들어가지 않게 유의하세요. 또, 기포가 생기면 위에 굳은 아크릴수지를 스포이트로 살짝 눌러 기포를 뺍니다.

소중 실험실

소중 실험실

⑦ 기포를 뺀 후 아크릴수지가 부족해졌다면 아크릴수지를 조금 더 넣습니다.
⑧ UV 램프를 다시 틀어 아크릴수지를 굳힙니다. 이 과정은 완성품이 견고해질 때까지 지속합니다.

주은성 학생기자.

주은성 학생기자.

⑨ 소중 학생기자단만의 아크릴 동물 화석 완성! 이날 에그박사가 만든 말벌 화석이 갖고 싶다면 소년중앙 홈페이지(sojoong.joins.com) 자유게시판에 갖고 싶은 이유를 적어 올려 주세요. 연락 가능한 e메일 주소를 남기는 것도 잊지 말고요. 추첨을 통해 두 명의 독자에게 에그박사가 서명한 동물 화석을 보내 드립니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양유찬(대전 목양초 4)·주은성(과천 청계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 동행 후기 

양유찬(대전 목양초 4)
자연, 동물, 곤충을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올려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죠. 좋은 목적으로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어요. 유튜버들이 게임이나 장난감 리뷰를 하면서도 하는 자신이 유튜브를 찍는 목적을 생각하면서 찍었으면 좋겠고요. 에그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은 후 배운 게 있죠. 콘텐트 기획은 좋은 의도로 해야 한다는 거예요.

주은성(과천 청계초 6)
평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꿨어요. 취재 가는 길에도 게임, 먹는 방송(먹방), 일상 브이로그(vlog=video+log) 영상 등을 콘셉트로 삼은 크리에이터들의 콘텐트를 봤죠. 에그박사를 만나고 나니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에그박사가 다루는 콘텐트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게 촬영해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 저는 영상 속 에그박사님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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