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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정미 “촛불 승리 믿었던 시민들 망연자실, 연합정치로 개혁입법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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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선물로 준비한 창원-성산지역 호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4월 보궐선거 승리를 염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선물로 준비한 창원-성산지역 호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4월 보궐선거 승리를 염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연합뉴스]

당 지지율로는 한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위협하기도 했던 정의당은 최근 지지율 한 자릿수 정체 상황을 맞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구성한 공동교섭단체가 일부 의원들의 신상 변화로 깨지면서 국회 안에서의 주도권도 약화했다. 다시 발돋움하려면 이번 4월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필승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정의당 안에 감돌고 있다. 이 대표는 선거 필승의 염원을 담아 창원 성산 지역의 호빵을 출입기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어깨가 무거워진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다소 강한 어조로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촛불의 승리를 믿었던 시민들은 기득권의 부활과 정부의 변신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것만 빼고는 이전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마저 나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한국당과의 파트너십을 끝내고, 국회 내 ‘개혁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법안에 최대 의석을 모을 수가 없다면 150석이 필요한 법은 150석대로, 180석이 필요한 법은 180석대로 정당과 정파를 뛰어넘는 다각도의 블록을 형성하여 개혁 주도권을 확보하자”며 민주당에 손을 내밀었다. 사실상 ‘연합 정치’ 제안이다. 이 대표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연정 형태는 이번 정부 초기에도 그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앞으로도 그게 쉽겠나 하는 생각”이라며 “제가 말하는 건 선거제도 개혁 등 국회 내 문제를 사안별로 논의해서 일이 되는 국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거제도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 개혁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①국회의원 세비와 운영비 ②징계 ③해외출장 심사를 ‘셀프’로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셀프 금지 3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성있는 외부의 기관에서 심사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회법 등을 개정하려면 다른 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 실현 단계까지는 걸림돌이 적잖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4일 노회찬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여영국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정의당 후보, 이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4일 노회찬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여영국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정의당 후보, 이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는 “정의당 1명의 당선이 국회와 민생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보여드리겠다”며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이 대표는 “단일화가 된다면 정의당으로 돼야 하지만 그냥 이런 얘기를 할 순 없기 때문에 지금은 정의당 자력으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은 이번 승리를 통해 무산되었던 공동교섭단체를 민주평화당과 다시 재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민주당 입·복당이 무산되긴 했지만 여권발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대해 “총선이 임박하기 전에 소위 대권주자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정계개편은 여권도 야권도 어려운 상황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우군인 민주노총에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촉구하며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의 노동개혁 후퇴로 경사노위 참여가 어려워진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축으로서 역할을 해주기 바라고 있다. 민주노총이 내셔널센터답게 작업장을 넘어 사회를 바꾸는 역할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67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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