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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홍준표 귤박스 발언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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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알릴레오. [연합뉴스]

유시민의 알릴레오.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팟캐스트 채널 ‘고칠레오’가 DJ·노무현 정부의 ‘대북 퍼주기’가 북한 핵무기 개발의 자금으로 쓰였다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14일 천호선 재단 이사와 함께 촬영한 ‘고칠레오’ 2화를 이날 유튜브와 ‘팟빵’ 등을 통해 공개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해 정부가 북한에 보낸 귤을 두고 ‘박스에 귤만 들었겠느냐’며 현금을 줬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귤상자 속에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청와대에 날을 세웠다. 특히 “그들은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한 전력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귤 상자나 사과 상자에 다른 것 담는 것은 그분들이 많이 하셨다. 해본 사람이 안다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면 무조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쓴다고 전제하면 (홍 전 대표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는 북한과 어떤 경제적 거래도 하지 말고 대결하면서 항구적으로 분단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을 이상적 미래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북미관계가 풀리고 남북관계가 발전하면 남북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민간차원 상거래도 커질 것”이라며 “68억달러가 아니고 6800억달러가 될 정도로 남북간 상거래가 이뤄져도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북한이 안보를 위협하는 주체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홍준표씨도 그런 해석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이 영상에서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지금 북핵 위기는 DJ·노무현 정권 때 70억 달러 이상의 돈을 북에 퍼줬기 때문”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한철 지난 얘기 같은데 끝없이 되풀이된다. 벌써 20년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는 지난 2017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이런 주장을 편 것에 대해 “대북 퍼주기설은 대북 지원이 시작된 2001년부터 등장한 지긋지긋한 이야기”라며 “70억달러(약 7조 8400억원)를 현금으로 북한에 줬고, 이것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했기 때문에 북핵 개발 책임이 DJ·노무현 정부에 있다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천 이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북한에 보낸 68억달러 상당의 현물과 현금을 두고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68억달러 중 현금은 39억달러, 현물은 29억달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물은 밀가루와 옥수수,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과 쌀, 철도와 도로 건설 자재, 경공업 원자재 등 정부에서 빌려준 차관”이라며 “현물을 북한 밖으로 가지고 나가 팔아서 핵개발 자금으로 쓰는 방법이 있겠는데 그 많은 액수를 그렇게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현금 39억달러에 대해서는 “남북 화상상봉센터 확충을 위한 4억5000만원 지원 이외에 99.99%는 민간 교역이나 위탁가공, 개성공단 임금과 사용료 등 분명한 대가가 있는 것들이었다”며 “이것을 퍼주기라고 하면 세계의 모든 교역이 퍼주기가 되고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 엄청난 퍼주기를 하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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