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안 줘서…” 아버지 살해 후 케첩 뿌린 3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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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친부살해 아들 A씨(31)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소재 범행 장소로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11일 친부살해 아들 A씨(31)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소재 범행 장소로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충남 서천에서 친부를 살해하고 도주 중에 인천에서 노부부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사업자금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범행현장에 케첩을 뿌리기도 했다.

11일 친부살해 피의자 공범 B씨(34)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소재 범행 장소로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11일 친부살해 피의자 공범 B씨(34)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소재 범행 장소로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충남 서천경찰서는 지난 11일 친부를 살해한 피의자 아들 A씨(31)와 공범 B씨(34)에 대해 A씨 아버지의 서천군 장항읍 소재 자택에서 살해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40분 동안 집 안에서 이어진 현장 검증에서 이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범행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을 끝내고 현관을 나오는 장면까지도 별다른 표정의 변화 없이 태연한 모습이었다.

현장검증을 마친 A씨는 “시신 주변에 케첩을 뿌렸다”면서 “피 묻은 옷을 세탁기에 세탁·탈수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2월 28일 서천군 장항읍에서 혼자 사는 아버지 C씨(66)를 예리한 흉기로 양쪽 다리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인천으로 이동해 80대 노부부를 흉기로 살해하고 신용카드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A씨와 함께 집에 들어가 C씨를 살해하는 데 가담한 혐의다. 이 두 사람은 사회에서 일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사업장 개설 준비로 C씨에게 사업자금을 요구해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자금을 달라고 하니 거절해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교도소에 있으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출소하면 사업을 할 테니 각각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의 사업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교도소에 있으면서 출소하면 사업할 테니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인천 노부부 살인에 대한 범행동기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며, A씨와 B씨를 오는 15일 이전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9일 존속살해 혐의로, B씨는 강도 살인 혐의로 11일 각각 구속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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