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동문 장모씨 "대통령 발언, 내 생각 있지만 노코멘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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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연합뉴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연합뉴스]

신재민 전 사무관의 고려대 동문 장모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말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장씨는 신 전 사무관의 KT&G 사장 교체 외압 의혹 등을 폭로한 유튜브 방송과 기자회견을 도와준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소신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그런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필요한 일이다"며 "공직 사회에서 젊은 실무자들의 소신을 귀 기울여 듣는 문화가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신 전 사무관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 한 것"이라며 "정책 결정 과정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결정 권한은 장관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의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들이 소신있게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장관이 그 소신과 다른 결정을 했다고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씨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통령 신년사 발언과 기자회견은 전문은 아니고 대략적으로 봤다"며 "저의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 잠적 사건(3일) 이후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듯했다.

장씨는 "나도 신 전 사무관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측근으로 평가받는 내가 의견을 밝히면, 그것에 팩트대로 뉴스에 나오더라도 신 전 사무관의 의견을 대신 밝힌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언론에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의 또 다른 측근 이총희 회계사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신 전 사무관은 3일 이총희 회계사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신 전 사무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외부 접촉 없이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이수정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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