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빅스타도 작전상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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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을 못하는 수퍼스타를 과감히 교체하고 조커로 활용한 감독이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벤 예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16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토바고 전에서 주전 골잡이 마이클 오언을 중간에 불러들였다. 결과는 잉글랜드 2-0승. 네덜란드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뤼트 판 니스텔루이가 부진하자 가차없이 교체한 뒤 승리를 낚았다.

▶가차 없는 교체

네덜란드 부동의 스트라이커 판 니스텔루이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경기 후반전에 교체됐다. 마르코 판 바스턴 네덜란드 감독은 아르연 로번에게 공격의 모든 것을 맡겼다. 경기 후 판 바스턴 감독은 "판 니스텔로이는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했다. 교체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마이클 오언도 같은 취급을 당했다. 에릭손 감독은 파라과이.트리니다드토바고 두 경기에서 후반전에 모두 오언을 뺐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2연승.

리카르도 라볼페 멕시코 감독도 이란전에서 간판 골잡이 하레드 보르헤티를 후반에 교체했다. 보르헤티는 오마르 브라보의 멋진 골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라볼페 감독은 "나의 교체는 완벽했다. 분위기는 바뀌었고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선발로 뛰지 못한 수퍼스타도 있다. 스페인의 얼굴로 불리는 라울은 후반 조커로 기용됐다.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라울의 명성보다 젊은 공격수(토레스.비야)의 발을 더 믿었다. 한국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2년의 영웅 안정환을 선발 아닌 조커로 활용하며 토고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달래는 것도 잊지 않아

감독들은 스타를 과감히 교체하거나 조커로 활용한 뒤 대부분 칭찬의 말을 남긴다. 판 바스턴 감독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경기가 끝난 후 "판 니스텔로이의 활약 없이 코트디부아르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중간에 교체한 에릭손 감독에게 오언은 거칠게 항의했지만 에릭손 감독은 맞불을 놓는 대신 "너를 여전히 신뢰한다"고 다독거렸다.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지만.

에릭손 감독은 또 오언과의 불화설에 대해 "우리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는 점점 나아지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 많은 득점을 올릴 것"이라고 격려했다.

멕시코 라볼페 감독도 "보르헤티는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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