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당했다던 여가수 "관심 끌기 위해 거짓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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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하철역에서 강도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여가수 청안(본명 서은진.26.사진)씨 사건은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는 13일 오후 3시30분쯤 소매치기가 커터 칼(문구용 칼)로 옆구리를 위협해 지하철 선릉역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가 얼굴을 때리고 돈을 훔쳐 달아났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서씨 진술은 여러모로 석연찮았다. 커터 칼로 위협해 끌고 가기에는 범행 장소가 사람 통행이 잦은 곳인 데다, 범행이 일어난 지 1시간 넘게 지난 뒤에야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자작극의 결정적 증거는 CCTV였다. 경찰이 탐문 수사 결과 발견한 선릉역 인근 건물의 CCTV 화면에서 서씨는 혼자서 도로를 걷고 있었다. "강도를 당한 게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던 서씨도 경찰이 녹화 테이프를 보여주자 거짓 신고임을 자백했다. 서씨는 경찰에서 "신용불량자여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데다 인기도 없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허위 신고를 했다"고 진술했다. 서씨는 강도를 당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칼로 옷을 일부 찢은 것으로 드러났다.

혼성그룹 '캔디맨'의 보컬로 활동했던 서씨는 최근 '청안'이란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경찰은 서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즉심에 넘길 방침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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