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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IZ 8번 침범해놓고, CADIZ 진입에 "나가라"…中 '내로남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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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중국해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에 경고하는 중국 전투기. [사진 웨이보 캡처ㆍSCMP]

동중국해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에 경고하는 중국 전투기. [사진 웨이보 캡처ㆍSCMP]

중국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8차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했다.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이중적 태도를 보이면서 중국의 ‘내로남불’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는 지난 4일 중국 전투기 조종사가 동중국해 CADIZ에 진입한 외국 항공기에 경고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내보냈다.

이 동영상에서 중국 전투기 조종사는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외국 항공기에 “여기는 중국 공군이다. 당신은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 당신의 국적과 비행 목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동영상의 촬영 날짜와 외국 항공기가 중국 전투기 조종사의 요구에 따랐는지는 CCTV가 밝히지 않았다.

중국이 CCTV를 통해 동영상을 공개한 배경엔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일본과 중국의 진출을 봉쇄하려는 미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벌이는 영유권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군 전력에 투자하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다른 나라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비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선(線)이다.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에 진입할 때는 당사국에 미리 알리는 게 관례다.

중국은 2013년 11월 23일 동중국해 상공에 일방적으로 CADIZ 선포해 한국과 일본, 대만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정찰기가 1ㆍ2ㆍ4ㆍ7ㆍ8ㆍ10ㆍ11ㆍ12월 모두 8차례 KADIZ를 무단 진입했다. 모두 월말에 있었던 비행들이다. ‘월말 정례화’로 KADIZ 무력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부터는 한국 공군의 무전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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