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에는 베트남 교민 50여명이 꽃다발과 화환을 들고 VIP 출국장 앞에 모여 있었다. 이들이 기다린 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르기 위해 입국하는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날 오만 무스카트를 거쳐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환영푯말 중 하나.
“PARK HANG SEO. Happy BIRTHday to Mr.PARK”
박 감독의 주민등록 생일은 1960년 1월 4일이다. 베트남에 입국한 이날이 박 감독의 생일이었던 것.
#즐거운 기다림
얼굴에 베트남 국기를 그린 어린이들을 포함한 이곳 현지 베트남 교민 50여명은 박 감독 생일 축하 푯말을 들고 대표팀이 나오길 기다렸다. 모두 베트남의 금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 차림이었다. 일부 교민들은 ‘무적 베트남’이라는 뜻의‘보딕 베트남(vo dich Vietnam)을 쓴 붉은색 머리띠도 하고 있었다.
대표팀을 태운 비행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이들은 출국장 앞에 길게 늘어섰다.
#“박항서 감독님 생일 축하합니다”
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내자 교민들은 출입문 쪽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대표팀 선수들을 환영했다. 뒤를 이어 박 감독이 출입문을 나왔다. 교민들은 일제히 “해비 버스데이 투유(Happy birthday to you),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라며 박 감독을 위한 생일 축하곡을 합창했다. 이들은 박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꽃목걸이도 선물했다.
박 감독은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빠 품에 안긴 어린이의 손을 잡고 격려해주기도 했다.
박 감독은 선수단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도 미소 띤 얼굴로 사인을 해줬다.
이날 박 감독의 소감 한마디는 “힘들어요”였다. 전지훈련을 한 카타르 도하에서 이곳 아부다비까지는 직항이 없어 오만 무스카트를 경유해 비행시간이 길었던 것.
교민들은 박 감독이 탄 선수단 버스가 출발할 때도 길게 줄지어 손을 흔들며 자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이번 아시안컵은 지난달 스즈키컵 우승 기세가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날 공항에서 생일축하를 받은 박 감독은 지난 3일 강호동의 SBS 가로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생일은 정확하게 1957년 10월 1일 생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이란, 이라크, 예멘과 함께 D조에 속해있다. 중동국가들을 상대해야 해 쉽지 않은 조다. 베트남 대표팀은 8일(화) 오후 10시 30분 이라크와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12일(토) 오후 8시 아시아의 강호 이란과 맞붙는다. 이후 17일(목) 오전 1시 예멘과 승부를 겨룬다. 최소 조 3위 이상을 노려야 16강 진출을 희망할 수 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7일(월) 오후 10시 30분 필리핀과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르고, 12일(토) 오전 1시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을 치른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는 16일(수) 오후 10시 30분 중국전이다. 손흥민은 중국전부터 합류한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