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보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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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호 09면

유홍준. [연합뉴스]

유홍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광화문 대통령 시대’ 프로젝트가 전면 보류됐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 이어 2017년 대선 때도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유홍준 자문위원 “경호·의전 복잡” #광장 재구조화 사업 뒤 검토키로

유홍준(사진) 광화문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 단계에서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과 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외의 주요 기능 대체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광화문 이전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된 뒤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광화문시대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하려던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오는 21일 최종 설계안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2021년 5월 완료 목표다. 그때쯤이면 문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집무실 이전을 재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위원은 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이뤄지더라도) 정부종합청사나 외교부 청사로 대통령 관저를 옮기는 건 불가능하다.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에는 시민들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의 광장 접근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대선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 위원은 “문 대통령은 광화문으로 나가 국민과 자주 만나며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경호와 의전이 엄청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광화문 인근의 새로운 곳을 찾아 집무실·관저 등을 재구성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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