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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임세원 빈소 찾은 박능후 장관 “의료진 폭행 예방대책 마련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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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진료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2일 오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병원 관계자들과 재발방지책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래 진료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2일 오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병원 관계자들과 재발방지책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를 찾아 의료진 위협에 대한 폭력 예방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의협회장 등 의료계와 면담

박 장관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후 장례식장 지하 1층으로 이동해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 권준수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이사장 등과 20분가량 면담을 했다.

박 장관은 “(의료인 폭행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면서 “그 전에 사전에 어떻게 예방할 수 있고 그 비용은 어떻게 분담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응급의료법 외 국회 계류 중인 법안들은 모두 사후 처벌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사고에 대한) 예방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개인병원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에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계 전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처벌 강화는 국회에 맡기고 우리는 예방을 강조해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조문을 와 보니 돌아가신 고인의 동생이 제가 가르친 제자이기도 하다”며 “무엇보다도 유족들과 의료현장에 계신 의료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깊은 유감을 표하며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고 그 방법이 있다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국회를 통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히 의료인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병원이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기에 저희가 항상 양보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어느 정도 도가 넘어섰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신 원장은 “보안요원을 과마다 배치했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까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급한 대로 외래에 전부 전기충격기 등을 가져놓는다고 해도 모두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응급의료상황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방지하는 법은 국회에서 통과가 됐지만, 진료 상황 등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법안은 계류돼있다”며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자칫 정신과 환자가 위험하다는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 정신과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보통사람과 같은데 단지 급성기 환자 또는 재발 환자들이 위험한 상황이다. 이때 환자를 어떻게 적절히 빨리 조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격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각종 의료기관에서 진료 과정 때 일어난 사건을 정리해 보면 여러 유형이 나올 테고 정신과에만 한정된 건 아닐 것”이라며 “유형별로 각 진료과목 특성별로 예방책이 모두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 교수의 빈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차려졌다. 임 교수의 장례는 병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4일 오전 7시 30분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분야 전문가인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과 진료 상담 중이던 환자 박모(30)씨로부터 가슴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찔려 오후 7시 30분께 결국 숨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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