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요법 약초로 신약 개발 성과 거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천연 식물, 곰팡이 같은 균류, 박테리아 등에서 신약 물질을 찾는 제약사가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이름난 스위스의 노바티스다. 대부분 제약사들이 실험실에서 약물을 합성하는 데만 치중하는 반면, 노바티스는 화학 합성과 천연물 신약 찾기를 병행한다. 성과도 거뒀다. 말라리아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약쑥을 중국 측과 공동 연구해 1999년 말라리아 치료제를 만들었다. 다른 약에는 내성을 갖는 말라리아 병원충도 이 약에는 맥을 못 출 정도로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노바티스 본사의 천연물 연구 책임자 프랭크 피터슨(사진) 박사는 "중국.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도 현지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천연물 신약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각 지역의 전통 요법에서 쓰이는 약초 등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식물들은 현대 의학으로 검증하지 않았을 뿐, 이미 오랜 사용을 통해 어느 정도의 효능과 함께 부작용이나 독성이 없음도 확인돼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피터슨 박사는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제 의학 학술 모임 '제3회 한.스위스 바이오메디컬 심포지엄'에서 강연을 하러 한국에 왔다. 그는 "한국의 천연 약물 연구 현황을 둘러보고 협력할 분야를 찾는 것도 여기 온 목적의 하나"라고 말했다. 노바티스는 아직 한국과는 천연물 신약 공동 연구를 한 적이 없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