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수트 입고 소파 앉아···김정은 파격 신년사

중앙일보

입력 2019.01.01 10:27

업데이트 2019.01.01 14:4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언제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년 실시하는 신년사에서다. 김 위원장은 "불미스런 과거사를 하루빨리 매듭짓고 새로운 관계를 수립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공화국(북한)과 당(노동당), 나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불미스런 과거사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며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우리(북한)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을 향해 대화냐, 긴장이냐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1일 신년사, 연단 대신 접견실 소파에 앉아
연설장 배경엔 김일성, 김정일 대형 사진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연상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그는 연단에 서서 진행하던 신년사 발표 스타일을 확 바꿨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액자를 배경으로 1인용 소파에 앉아 진행한 것이다. 북한 역사상 소파 신년사는 이날이 처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소파에 앉은 채 미국과 마주앉겠다고 한 건, 이미 자신들은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도 제재 해제 등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남 부분에선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올해도 남북관계 진전에 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외세(미국)와의 합동군사연습 중단 및 전략무기 반입 중단"을 요구하며,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협상,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전제조건 없는 재개, 평화적 통일 방안 모색을 제안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전날 자정쯤으로 보이는 시각 평양 노동당 청사를 비추는 화면으로 신년사는 시작됐다. 이어 남색 양복에 푸른빛이 도는 넥타이 차림의 김정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연설장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어 김정은은 혼자 연설문을 들고 접견실에 들어섰다.

2013년부터 노동당 대회의장 단상에 선 채로 신년사를 연설했는데 올해는 접견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낭독했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고풍스러운 나무 벽면으로 꾸며진 접견실 정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그려진 대형 액자가 걸려 있고 다른 벽면은 서재처럼 장식됐다.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액자 아래 탁자엔 시계와 액자가 놓였다. 접견실 전체 모습이 마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을 연상케했다.

신년사는 약 30분간 방영됐다. 하지만 김정은 뒤로 보이는 탁상시계는 신년사 시작쯤엔 자정 12시5분을 가리켰으나 신년사를 마칠 때는 55분이었였다. 김정은이 신년사 녹화 때는 50분이 걸렸지만 이를 편집해 실제로는 30분 분량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를 사전 녹화해 조선중앙TV가 매년 새해 1월 1일 방영하고 있다.

 김정은의 2018년 신년사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의 2018년 신년사 모습. [연합뉴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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