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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탐사선, 1월1일 태양계끝 '울티마툴레' 도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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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끝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울티마 툴레의 가상 이미지. 명왕성에서도 16억km나 더 떨어져 있다. [EPA/NASA=연합뉴스]

태양계 끝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울티마 툴레의 가상 이미지. 명왕성에서도 16억km나 더 떨어져 있다. [EPA/NASA=연합뉴스]

1월1일, 뉴 허라이즌스호 명왕성 넘어 카이퍼벨트 소행성에 도착 

새해 첫날부터 우주 탐험의 역사가 새로 쓰일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가 새해 첫날(한국시각 1일 오후 2시 33분) 사상 최초로 태양계 끝 지역 카이퍼벨트(Kuiper Belt)의 천체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올 예정이다. 천체의 이름은‘울티마 툴레(Ultima Thule)’. 지구에서 65억㎞ 떨어진 곳에 있는 직경 30㎞의 소행성으로, 2014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발견했다. 뉴 허라이즌스호는 초속 14㎞ 속도로 울티마 툴레의 상공 3500㎞를 지나간다. 카이퍼벨트에는 울티마 툴레와 같은 소행성이 수 십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태양계는 수성ㆍ금성ㆍ지구ㆍ화성을 지나 소행성대, 목성ㆍ토성ㆍ천왕성ㆍ해왕성까지로 흔히 알려졌지만, 해왕성 너머에도 카이퍼벨트와 또 그 너머 오르트 구름의 지역이 있다. 하지만, 지금껏 카이퍼벨트와 오르트 구름을 탐사한 적은 없었다. 2006년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카이퍼벨트 가까이 있는 왜소행성 중 하나로 전락한 명왕성의 사진을 201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뉴허라이즌스호가 찍어 보내오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의 이미지. [NASA/AP=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의 이미지. [NASA/AP=연합뉴스]

46억년 전 태양계 생성 당시 비밀 담겨져 있는 곳

카이퍼벨트는 해왕성 바깥쪽에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천체들의 집합체를 말한다. 1949년 아일랜드의 천문학자 에지워스와 1951년, 미국의 천문학자 제러드 카이퍼의 가설로 제시됐다가, 1990년대 이후 천문학자들이 이 지역의 소행성들을 연이어 관측하는 데 성공해 실제 존재 여부가 확인됐다. 오르트 구름은 카이퍼벨트 너머, 태양과 지구 간 거리의 5만 배나 떨어져 있는 곳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더 작은 천체들이 집단이다. 보이저 1ㆍ2호가 최근 태양계 권역을 벗어났지만, 카이퍼벨트를 목격하진 못했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카이퍼벨트는 태양계가 생성되던 초기 행성이 만들어지고 남은 천체들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곳”이라며“지구 부근 지나가는 혜성들은 대부분 카이퍼벨트에 있다가 천체 중력에 의해 안쪽으로 끌려 들어오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울티마 툴레와 카이퍼벨트를 연구해보면 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당시의 원시 행성 모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가 2015년 6월 명왕성과 위성 샤론을 지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 이미지 . [EPA/NASA=연합뉴스]

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가 2015년 6월 명왕성과 위성 샤론을 지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 이미지 . [EPA/NASA=연합뉴스]

울티마 툴레 사진, 지구로 전송하는 데만 6시간여  

울티마 툴레는 4년 전 허블망원경이 발견하긴 했지만, 거리가 너무 먼 탓에 뚜렷한 형태가 드러난 것이 아닌‘점’으로 보였다. 우주 과학자들은 울티마 툴레가 감자나 땅콩 모양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표면은 아주 어둡고 약간의 붉은 기운이 도는 것으로 보인다. 울티마 툴레가 어두운 이유는 고 에너지의 우주 방사선 영향을 받아 표면이 변질되면서 태양 빛의 10%만을 반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는 울티마 툴레의 모양과 구성 성분, 자전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NASA는 이번 탐사가 고난도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 허라이즌스가 2015년 지나오면서 촬영한 명왕성보다 약 100분의1 크기인 데다, 4년 전에야 발견돼 관측 정보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새해 첫날 뉴 허라이즌스호의 탐사 소식을 알리면서 “자칫하면 카메라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텅 빈 허공을 찍어 보내올 수 있다”고 염려했다. 뉴 허라이즌스가 찍을 울티마툴레의 사진 파일이 전파를 타고 지구에 처음 도달하기까지는 6시간 하고도 8분이 걸릴 것으로 계산된다. 전송 속도도 초당 1000비트에 불과해 실제 울티마 툴레의 모습을 보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가 지난 8월 찍은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울티마 툴레. 십자 표시 가운데가 울티마 툴레다. [NASA=연합뉴스]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가 지난 8월 찍은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울티마 툴레. 십자 표시 가운데가 울티마 툴레다. [NASA=연합뉴스]

뉴 허라이즌스호에는 미국 성조기와 인간 탐사를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한 플로리다 25센트 동전, 최초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원의 기체 일부 조각이 들어있다. 또 명왕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1906~97) 뉴멕시코 주립대학 교수의 화장한 유골 일부가 들어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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