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선취 판매수수료의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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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은행 예금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없지만 펀드 투자에는 수수료가 붙습니다.

은행은 예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굴린 뒤 수익이 얼마가 나든 약속한 수익률만 예금자에게 되돌려 주고 남은 돈으로 경영도 하고 수익도 남깁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약정한 이자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므로 약정이자를 뺀 나머지를 은행이 가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에 비해 펀드는 투자자들이 맡긴 돈을 굴려 나온 수익금 전부를 투자자에게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회사, 판매하는 은행.증권사 등 펀드 관련 기관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경영을 합니다.

펀드 투자자가 전문가(펀드 매니저)에게 투자 대가로 지불하는 투자 수수료를 '신탁보수'라고 합니다. 신탁보수는 펀드의 '순자산총액'에서 일정비율만큼을 매일매일 계산해 가져가게 됩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익을 내든 손해를 보든 신탁보수는 빠져나갑니다. 주식펀드의 총신탁보수는 연간 2~3%, 채권펀드는 연간 0.5~1% 수준입니다. 펀드투자금액뿐 아니라 굴려서 얻은 이익까지 합한 순자산총액에 부과되기 때문에 운용을 잘해서 펀드자산을 불리려고 자산운용회사는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수입도 늘어나니까요.

수년 전부터 신탁보수 외에 판매수수료가 있는 펀드가 등장하기 시작해 이제는 일반화됐습니다.

판매수수료는 맡긴 돈을 찾을 때 부과하는 후취방식도 있지만 돈을 맡길 때 미리 떼는 선취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주식펀드의 선취 판매수수료는 투자금의 1%, 채권펀드는 0.5% 전후입니다. 투자원금을 기준으로 일정비율을 떼는 선취 판매수수료는 투자기간이 10년이라도 입금시점에 한 번만 내면 됩니다.

판매수수료가 있는 펀드나 없는 펀드 모두 대략 1년 정도 투자할 때 들어가는 수수료 비중은 비슷합니다. 가령 선취 판매수수료가 있는 펀드의 신탁보수율은 1~2% 정도 싸기 때문에 1년만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내야 하는 수수료가 엇비슷합니다. 그러나 만약 투자기간이 길어진다면 추가로 판매수수료를 낼 필요 없이 1~2% 저렴한 신탁보수만 물면 되기 때문에 결국 선취 판매수수료를 내는 펀드의 수수료가 싸지는 셈입니다. 이게 바로 선취 판매수수료 펀드의 매력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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