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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가는 특별열차 본 민통선 주민들, "유라시아 여행길도 곧 열리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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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6일 오전 북측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 참석자 등을 실은 열차가 판문역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북측 열차와 나란히 서있다. 김낙중기자

26일 오전 북측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 참석자 등을 실은 열차가 판문역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북측 열차와 나란히 서있다. 김낙중기자

“서울역에서 북한 개성 판문역까지 특별열차가 달렸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앞으론 서울역에서 1시간, 파주 문산역에서 몇분이면 개성으로 갈 수 있게 되겠네요.”

26일 오전 10시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공동으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리자 북한과 접하고 있는 민통선과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 주민은 일손을 멈춘 채 뉴스에 눈과 귀를 집중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며 환영했다. 실향민들도 기대감에 부푼 표정이었다.
26일 오전 6시 48분 서울역에서 남측 승객을 싣고 출발한 판문역행 열차는 오전 8시 34분쯤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민통선 내 해마루촌의 조봉연(62) 농촌체험마을추진위원장은 “철도와 도로가 연결돼 남북이 왕래하는 일이 이제 곧 이뤄질 것 같아 기쁘다”며 “남북이 철도와 도로로 왕래하다 보면 남북 간 평화가 정착되고, 민통선 지역 관광도 활성화되는 등 지역 발전의 전기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걸음인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등 남측 주요인사들이 26일 아침 서울역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착공식이 열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걸음인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등 남측 주요인사들이 26일 아침 서울역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착공식이 열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제 열차를 타고 파주에서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로 여행가는 일도 곧 현실이 될 것 같다”며 “시간이 걸리는 철도 연결에 앞서 이미 연결된 파주∼개성 도로를 통해 남북 주민의 왕래가 가능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지지부진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빨리 마무리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파주시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 이완배(67) 이장은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하루빨리 현대화되고 남북으로 이어지면 민통선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통일촌도 발전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향민 이수봉(85·파주시 적성면)씨는 “꿈만 같다”고 했다. 그는 “파주에서 고향 개성까지 불과 몇분이면 열차를 타거나 도로를 통해 갈 수 있는 날이 온 것 같아 어젯밤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는 죽기 전에 눈앞에 두고도 68년째 가보지 못한 고향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며 기뻐했다.

남북 '경의선ㆍ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리는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플랫폼에서 기관사 박준만(오른쪽), 김재균 씨가 개성 판문역 행 특별열차에 탑승해 출발 전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 '경의선ㆍ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리는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플랫폼에서 기관사 박준만(오른쪽), 김재균 씨가 개성 판문역 행 특별열차에 탑승해 출발 전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연천군 주민들은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석우(60)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국토 중심을 남북으로 잇는 연천 지역의 경원선 남북 연결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빠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게다가 연천 지역의 남북을 잇는 옛길도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부전선을 통한 남북 철도와 도로의 연결도 이뤄져야 군사적 긴장도 실질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이렇게 해야 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반세기 이상 낙후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경기 북부 지역의 발전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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