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대男 분노가 어리광이냐" 유시민 게임·축구 발언 역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시민 작가가 최근 한 강연에서 20대 남성의 분노를 어리광 취급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사과하라”고 촉구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마저 “건드려선 안 되는 걸 건드렸다”며 비판에 동참할 정도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겸 작가.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겸 작가. [연합뉴스]

◇바른미래 “20대 청년 아우성은 철없는 질투 아냐”

김현동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25일 오후 “20대 성별 지지율 격차의 원인을 ‘본인들이 군대ㆍ축구ㆍ게임으로 시간을 빼앗길 때 공부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질투’로 이야기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있었다. 유시민 특유의 해학을 섞은 이야기였다 한들, 이 발언은 분명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실패와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보며 공정한 세상,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으로의 변화를 꿈꾸었던 20대는 새로운 형태의 좌절과 절망을 마주하고 있다. 변하지 않은 세상은 오히려 낙하산 인사, 사라지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 등 기존의 문제에 성 갈등을 추가해 풀지 못할 숙제를 던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사회의 더 많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고 시민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연대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는 유시민 작가의 노무현 재단 이사장 취임사에는 분명 20대 역시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진정 그들의 절망과 좌절에 공감한다면, 그리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는 공인이라면, 더는 이 아우성을 철없는 질투 따위와 같은 선상에 놓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건드려”

유 작가의 발언이 보도된 후 온라인에선 종일 유 작가를 향한 비판이 들끓었다. 포털 네이버에 올라온 해당 기사엔 95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유 작가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비판이었다.

2030 남성이 많은 디시인사이드ㆍ인벤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친문 성향이 강한 MLBPARK(엠팍)에서조차 “이게 조롱이 아니면 뭐냐”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유시민은 20대 남자에게 건드려선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 “유시민은 이제 아웃이다” 등의 내용이다.

25일 커뮤니티 MLBPARK에 올라온 유시민 관련 게시글. [홈페이지 캡처]

25일 커뮤니티 MLBPARK에 올라온 유시민 관련 게시글. [홈페이지 캡처]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인 오늘의유머(오유)에서는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이날 하루 유시민 관련 게시글이 2건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하나는 비판 글이고 하나는 “유시민 힘내시라”는 글이었다.

25일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올라온 유시민 관련 게시글.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관련 글이 2건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홈페이지 캡처]

25일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올라온 유시민 관련 게시글.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관련 글이 2건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홈페이지 캡처]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1일 한 출판사 주최의 강연에서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기들은 축구도 봐야 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ㆍ온라인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우리가 불리해”라고 말했다. 이는 남성의 상대적 박탈감을 설명하려는 의도였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남성을 조롱거리로 삼았다’는 논란을 불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