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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첫 국방백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 표현 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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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11월중순경 남북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군사당국자가 중부전선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방부제공=뉴스1]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11월중순경 남북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군사당국자가 중부전선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방부제공=뉴스1]

국방부가 내년 1월 발간 예정인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지칭하는 문구와 표현을 삭제가 확실시됐다. 대신 '대한민국 영토와 국민의 생명 및 재산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은 적'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문구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은 내년 초 예정된 북미, 남북 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 문구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8월부터 전해졌다.

당시 한 정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정부의 공식 책자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해 놓고 북한과 적대행위 해소 조치를 협의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기존 국방백서에는 '위협이 지속되는 한'이라는 단서가 달려있는데, 올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섰기 때문에 상황이 바뀐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백서는 정부의 국방정책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발간한다. 1988년부터 2000년 판까지 매년 출간하다가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을 북한이 보이콧한 여파로 2004년까지 정간했다. 이후 지난 2004년 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짝수해에 제작한다.

북한군을 적으로 보는 표현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5년 판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했고, 이는 김대중 정부 때인 98년, 99년, 2000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판에서는 북한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규정했고, 2006년에는 "심각한 위협"으로 변경됐다.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잇따르며 북한은 다시 '적'으로 표현,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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