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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리콜해도 또 불날 가능성 배제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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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간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BMW 화재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BMW 화재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GR(배기가스 저감장치) 모듈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현 상태에서 사용되는 EGR 용량을 키우거나 흡기다기관의 재질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가 화재가 다시 날 가능성을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 일문일답 #배기가스 저감장치 용량 키우고 #흡기다기관 재질도 바꿔줘야 #작년 9월 후 신차는 문제없을 것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BMW 화재 원인 조사결과’발표에서 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은 이렇게 밝혔다. 리콜로 인해 단기간의 사고 가능성은 줄였지만 향후 근본적인 조치가 없이는 다시 유사한 불이 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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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과 박심수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이 번갈아 답변했다.

 -이번에 밝힌 원인으로 발생한 화재가 몇건이며 소프트웨어 임의조작 가능성은 없나?

 “(박심수)11월 말 기준으로 52대로 확인됐다. EGR 소프트웨어를 임의조작한  건 아니다. 2015년 9월 미국에서 발생한 폭스바겐 사태가 임의조작이다. 배출가스 연비 인증을 받을 때 시험결과와 실제 도로 주행 수치 등을 조작한 것이다. BMW의 EGR 문제는 소프트웨어 조작은 아니고 설계결함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심수 BMW 화재결함 원인조사 민관합동조사단장. [뉴스1]

박심수 BMW 화재결함 원인조사 민관합동조사단장. [뉴스1]

 -BMW 측에서 EGR 소프트웨어 관련 자료도 제출했나?

 “(박심수)EGR을 제어하는 양에 대한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 내용이 맞는 건지도 확인했다. 그래서 데이터 조작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리콜한 EGR 쿨러의 내구성은 어떤가, 추가 화재 가능성은 없나?  

 “(박심수)BMW 측에서 EGR 쿨러를 설계 변경한 것이 약간 보강하는 수준 정도였다. 쿨러의 용량에 관한 건 변함이 없다. 이 때문에 과다 사용으로 부품에 피로가 누적돼 균열이 가고 누수가 생길 시점을 조금 늦춘 것뿐이다. 그러면 또 화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BMW 측에 내구성, 신뢰성 관련 대책 내놓으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BMW 차량 화재의 원인이 모두 동일한 것인가?

 “(박심수)전체 화재 차량 52대 중 38대를 조사했고, 이 가운데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던 차량에서는 EGR 밸브가 열림 고착돼있던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그 조건을 가지고 실험을 해서 화재를 재현한 거다.”

 -흡기다기관은 어떤 식으로 교체되는 건가?  

 “(박심수)과거에는 알루미늄이나 철제로 많이 했는데 이후 플라스틱으로 많이 교체됐다. EGR 모듈이 정상작동하는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만약 앞으로 계속해서 화재가 난다면 이를 다시 알루미늄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듈(쿨러,밸브,바이패스밸브)을 다 바꿔도 EGR 사용량을 줄이거나 용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현재의 흡기다기관으로는 기간만 늦출 뿐 언젠가 불이 날 가능성도 부인 못 한다. 추가로 리콜대상 부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뉴스1]

김경욱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뉴스1]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했는데 이걸로 제재조치가 끝나는 건가?

 “(김경욱)과징금은 자동차 관리법에 있는 기준에 따라 산정했다. 2015년 말에 늑장 리콜에 대한 과징금 기준을 바꿨는데 적용 시점이 2016년 6월 이후 제작사가 자기인증 신고를 한 차량부터 해당된다. BMW 리콜대상 17만여대 가운데 2만여대만 여기에 적용된다. 이 매출액의 1%가 115억원 정도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이 적용됐다면 자기인정신고시점 기준 없이 매출액의 3%여서 2600억까지 가능했을 것이다. 결함 은폐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엄정히 수사할 것이고, 손해배상은 소송이 진행 중이니 법원에서 판단할 것 같다.”

우리가 미국처럼 배기가스 규제수준을 높게 했다면 화재 가능성이 떨어졌을까?

 “(박심수)미국의 배출가스는 경유차와 휘발유차 모두 단일기준이다. 반면 우리는 경유차는 유럽 기준, 휘발유차는 미국 기준을 따른다. 미국이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SCR(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부착한다. 이걸 쓰면 EGR 사용을 많이 줄이게 돼 화재 위험성도 크게 낮아진다. ”

지난 4월 환경부 리콜 당시와 원인이 동일했는데 자료 공유가 빨리 안 됐나?

 “(김경욱)자료가 좀 더 빨리 공유됐으면 보다 빠른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2019년에는 업무 협약에 따라서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2020년에는 시스템을 갖춰서 자동으로 자료를 공유할 계획이다.”

 -BMW가 하반기에도 신차를 많이 냈는데 동일한 문제로 인한 화재 우려는 없나?

 “(박심수) 2017년 9월부터 유럽과 우리나라의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됐다. 그래서 이후 생산된 대부분의 차량에 SCR을 장착했다. 그러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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