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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1위하고도 눈물 보인 유영 "올시즌 너무 힘들었어요"

중앙일보

입력

유영이 23일 열린 회장배 프리스케이팅 연기 뒤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뉴스1]

유영이 23일 열린 회장배 프리스케이팅 연기 뒤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뉴스1]

2018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가 열린 23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유영(14·과천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첫 점프인 트리플악셀을 제외하면 완벽한 연기를 펼쳤음에도 그동안의 부진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유영은 2018 KB금융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0.06점을 받았다. 프리에 나선 24명의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 전날 쇼트프로그램 9위(53.47점)에 머물렀던 유영은 단숨에 종합 2위(183.53점)으로 뛰어올랐다.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히 준우승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유영은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전날 쇼트와 마찬가지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아 1.65점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두 번째 구성요소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뛴 뒤부터는 완벽했다. 특유의 힘있는 스케이팅과 절도있는 연기를 동시에 선보였다. 유영은 경기를 마친 뒤 터져나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았다. 경기 뒤 만난 유영은 "올시즌에 너무 힘든 일이 많았다. 전날 쇼트에서 실수로 마음에 걸렸다"고 이유를 설명하며 "오늘 경기는 만족한다. 다음 종합선수권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OST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치는 유영. [연합뉴스]

'캐리비안의 해적' OST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치는 유영. [연합뉴스]

유영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6년 1월 종합선수권에서 언니들을 꺾고 우승해 ‘천재 소녀’로 불렸다. 올 1월 종합선수권 때는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서 총점 200점을 넘겼다. 이런 이력 덕분에 평창올림픽 당시 성화 채화 주자인 김연아에 이어 ‘1호 주자’의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올 시즌엔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키가 조금씩 자라면서 점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영은 "올해도 4㎝ 정도 자라 162㎝가 됐다. 점프에 영향을 받긴 하지만 연습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아직 한 살 많은 임은수, 김예림에 비해 유영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대신 유영에겐 트리플 악셀이란 무기가 있다. 악셀 점프는 다른 점프와 달리 180도를 더 돌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성공시키진 못했지만 유영은 쇼트와 프리에서 두 차례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 유영은 "앞으로도 계속 트리플 악셀에 도전할 생각이다. 완성도를 더 높이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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