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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카시트,외국산 제치고 '국민카시트'로 등극 비결은 엄마 마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모든 도로에서 유아용 카시트 사용을 의무화했다. 6살 미만의 아이가 있는데 카시트가 없으면 범칙금 6만원을 내야 한다. 유아의 안전을 챙기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이고, 유아를 차에 태우고 다니는 가정에서는 유아용 카시트가 필수품이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아용 카시트 시장에서 국내 토종 업체가 젊은 엄마 사이에 ‘국민카시트’로 불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유아용 카시트 전문 제작업체인 다이치가 주인공이다. 이지홍 다이치 대표(38)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19개월 된 아들이 둔 이 대표는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유아용 카시트 전문브랜드 다이치의 이지행 대표가 15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유아용 카시트 전문브랜드 다이치의 이지행 대표가 15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다이치라는 회사명은 일본어 아닌가.
“다이치의 전신은 2000년대 초반까지 기아자동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던 제일산업이다. 그런데 창업자인 회장(이지홍 대표의 부친인 이완수 다이치 회장)께서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 유아용 카시트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01년부터 유아용 카시트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척박했던 국내 카시트 환경 속에서 개척자의 길을 걸었다. 카시트는 ‘자동차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만큼 사출ㆍ프레스ㆍ우레탄폼ㆍ레버ㆍ볼트ㆍ스프링 등의 여러 공정과 다양한 부품이 쓰인다. 자동차 부품 개발 경험을 살려 한국 실정에 맞는 카시트를 개발했다. 그러다가 2005년에 당시 한국보다 유아용 카시트 설계 기술이 15년가량 앞섰던 일본의 카시트 설계자를 영입하면서 사명을 다이치로 변경했다. 다이치는 일본어로 ‘제일, 최고’라는 뜻인데,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사명 변경이었다.”

-언제부터 ‘업계 1위’가 됐나.
“2001년부터 2008년까지는 아가방, 압소바 같은 육아용품 전문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했다. 그러다 2011년 6월 지상파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무작위로 진행한 카시트 안전성 실험에서 다이치가 외국 제품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다이치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급상승했고 2013년부터는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업계 1위라는 것은 어디서 증명하나.
“공식 인증기관이나 협회가 없기 때문에 추론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출 규모, 브랜드 선호도 조사 등을 바탕으로 볼 때 다이치가 매출 1위인 것은 확실하다. 다이치는 국내 시장 기준 한 달 약 1만 개 이상의 카시트를 판매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은 약 40% 선으로 추정된다. 2013년 이전에 계속 1위를 차지하던 외국 제품 브라이텍스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외국제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은.
“한국 엄마들이 어떤 엄마들인가. 품질이 떨어지면 바로 외면당한다. 다이치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산 카시트와는 부품 재질부터가 다르다. 다이치는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부품의 제조-생산-조립-품질테스트-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처리한다. 외국 브랜드들은 중국 공장에서 제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국산 카시트와 다이치는 부품 재질부터가 다르다. 다이치는 100% 국산 부품으로 만든다.”

-젊은 나이에 CEO가 됐다.
“딸만 셋인 집의 막내인데 언니 둘은 모두 예술을 전공했다. 2006년 다이치에 입사 한 후 경리, 자재부서 등을 돌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부터는 직접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내 아이가 쓴다’는 생각으로 안전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디자인 개발부터 봉제, 개발, 유통까지 모든 카시트 생산공정을 직원과 함께한다.”

유아용 카시트 전문브랜드 다이치의 이지행 대표가 15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유아용 카시트 전문브랜드 다이치의 이지행 대표가 15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엄마표 카시트’의 차별화 포인트는.
“2009년 업계 최초로 카시트 소재를 오가닉(친환경) 순면이나 모달 소재(너도밤나무 추출 식물성 원단)를 써 민감한 피부의 아기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기 피부가 직접 닿는 방석이나 패드에 오가닉을 적용한 것은 다이치가 세계 최초였다. 또한 보다 편리하게 카시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시트는 무겁고 설치도 어려워 아빠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다이치 카시트는 장착방식이 간단하고 편리해 엄마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전형 카시트 ‘원픽스 360’은 회전과 각도 조절이 부드러워 출산 후 손목과 허리가 아픈 엄마도 한 손으로 아기를 안은 채 아기를 태우고 내릴 수 있다. 원픽스 360은 아이들이 카시트를 거부하지 않게 하는 기능도 있다. 아이들은 카시트가 낯설기 때문에 미리 카시트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원픽스360은 집에서도 의자로 사용할 수 있어 아이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카시트를 살 때 주의점은.
“다이치는 업계 최초로 카시트에 ‘제조 연월’을 명기해 부품 부식으로 인한 성능 저하의 염려를 없앴다. 카시트는 사고가 난 후에 외형상 멀쩡해 보여도 내부의 균열 문제를 자세히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중고 카시트는 사고 이력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올해 실적과 계획은.
“올해 매출액은 약 280억원으로 예상되고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의 20% 수준인 50억 원대일 듯하다. 아기 띠, 유모차 등으로 제품 생산 군을 다양화해 글로벌 육아용품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다.  다이치는 ‘새로운 안전을 발명한다’는 모토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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