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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중앙시조대상] 한 시대를 난타하는 시적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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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 심사평

새해 벽두에 봄을 맞이할 전령시를 보낸다. 달마다 검증을 거친 응모자들의 정련된 작품들이라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설경미의 ‘이웃집 여자’, 황혜리의 ‘먹이사슬’, 김수현의 ‘유빙’, 윤애리의 ‘쉼표’, 예숲의 ‘파종’과 이현정의 ‘뿔, 뿔, 뿔’이었다. 단단한 말의 결에 삶의 역동성이 넘치는 발화법으로 불안한 관계와의 존재를 성찰하거나 현실의 지난함을 토로하는 시편들과 새로운 시대의 파종을 꿈꾸는 노래들이 다채로웠다. 심사위원들은 한결같이 시가 언어의 심연에 가닿지 못하고 표피적 한계성, 시인의 날카롭고 치열한 시정신과 개성적인 목소리의 부재를 걱정했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이웃집 여자’는 오른손을 들면 왼손이 아쉬웠지만 이현정의 ‘뿔, 뿔, 뿔’을 당선작으로 올린다. 다수의 원숙한 다른 작품에 비해 패기와 진정성, 미래의 가능성을 택한다. 조금은 서툰 보법 속에 주눅 든 현실에 기죽지 않고 한 시대를 난타하며 시적 전략을 곁눈질 않는 그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심사위원=박권숙, 염창권, 이종문, 최영효(대표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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