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은행 동전 취급시간 멋대로 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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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며칠 전 아이가 저금통에 한푼두푼 모아놓은 동전을 입금하기 위해 집 근처 농협을 찾았다. 아이가 자는 사이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무거운 동전을 들고 급히 달려갔다.

그런데 마침 그때가 점심시간이었다. 농협 직원들은 "점심시간에는 동전을 취급하지 않는다"며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창구 앞 안내문을 가리키며 "써놓은 지 꽤 오래 됐다"고만 말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점심시간에는 직원이 많지 않아 바쁘기 때문에 동전을 받지 않는다며 오전 10~11시, 그리고 오후 2시~3시30분에 가져와야만 한다고 했다.

과연 농협의 근무 규정에 이런 조항이 있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내 경우, 동전을 지폐로 교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입금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때도 정해진 시간에만 받아야만 하는지 궁금하다.

또 당시 대기 중인 고객이 두 사람뿐이었는데 점심시간엔 바쁘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오후 2시쯤 다시 농협을 찾아 동전을 입금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 걸린 시간은 딱 2분이었다.

구희남.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