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강행 말라" 오거돈, 국토부에 정면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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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윤 기자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오거돈 부산시장. 송봉근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은 올 연말 기본계획 용역이 마무리되면서 내년부터 설계 등 행정절차를 거쳐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오 시장, 17일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해 #“박근혜 정부 잘못된 정책, 바로잡아야” #“동남권 관문공항 될 수 없다”는게 핵심 #오 시장, 지방선거 때 가덕도신공항 공약 #

오 시장은 17일 오전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해 신공항 건설은 박근혜 정부가 결정한 잘못된 정책”이라며 “이대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전문 용역기관을 통해 5~6차례나 정밀 검토한 결과 매번 김해공항은 답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당시 TK와 PK 양쪽 눈치를 보다가 뚱딴지같이 김해 신공항이라는 정치적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하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지금 정부의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 잘못된 정책은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디오 출연에 앞서 김어준 진행자와 악수를 나누는 오거돈 시장.[사진 부산시]

오 시장은 김어준 진행자가 “김해 신공항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힘의 정체가 뭔가?”라고 질문하자 “박근혜 정부 당시 공항 정책을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사람들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 장관 입장에서는 항공정책실장도 있고 나름 국토부 주변에 항공전문가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토부 장관이 직접 부산에 와서 새벽에 해외출장을 한 번 나가보면 문제가 뭔지 바로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김해 신공항이 왜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는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현 공항을 확장하면 무려 3만4000여 가구가 소음 구역에 들어가고, 공항 주변 산악장애물에 따른 안전문제가 생기며,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이어서 확장해도 슬롯 부족 등으로 민항기 운영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 공항 주변의 가용토지가 부족해 공항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제공 부산시]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김해 신공항이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같은 논리를 주장한 것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은 2016년 6월 정부가 현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3.2㎞)를 추가 건설하고 국제선 청사 등을 새로 지어 2026년 개항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 3명의 시장·도지사는 지방선거 이후 김해 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올 연말까지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안을 검증하고 있다.

이런 오 시장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김해 신공항을 폐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울·경 검증단이 제기하는 문제점 등을 공개적으로 제기함으로써 국토교통부에 김해 신공항을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있게 제대로 지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