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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17일 카풀 정식 서비스 시행 연기, 무기한 연기는 절대 아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 모빌리티가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승차 공유(카풀) 정식 서비스 시행을 연기했다. 지난 7일  ‘카카오 T 카풀’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6일 만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7일 오후 카풀 서비스를 베타 형식으로 개시했다. 회사 측이 무작위로 선정한 일부 이용자들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카카오모빌리티 측에서 크루(운전자)를 모집하는 공고.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7일 오후 카풀 서비스를 베타 형식으로 개시했다. 회사 측이 무작위로 선정한 일부 이용자들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카카오모빌리티 측에서 크루(운전자)를 모집하는 공고.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모빌리티는 13일 “택시 기사를 포함한 택시 이용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정식 서비스 시작 등 앞으로 일정에 관해서는 결정되는 대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T 카풀은 출ㆍ퇴근 목적지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게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승차 공유 서비스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기는 하지만 무기한 연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무기한 연기는 아니라 밝히긴 했지만 이번 연기 조치로 카풀 서비스는 시행 여부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1월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면서 카풀 서비스를 의욕적으로 준비해왔다. 지난 10월에는 카플 운전자(크루)를 모집했다. 긴 준비 과정 끝에 지난 6일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려 했지만,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정부ㆍ여당의 만류로 당일 오후 급작스럽게 보류됐다. 하루 뒤 더불어민주당 택시ㆍ카풀 TF(태스크포스)에서 “베타 서비스를 통해서 제한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뒤 부작용이 생기면 추후 보완하겠다”고 설득해 우여곡절 끝에 시범 서비스 시행에 들어갔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저속시위'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저속시위'

하지만 생존권 위협을 주장하는 택시 업계의 반발은 훨씬 거셌다. 지난 10월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차례에 걸쳐 카풀 도입 반대 집회를 가진 택시 업계는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마다 카카오 모빌리티 본사가 있는 성남시 판교역 인근에서 저속으로 택시 50여 대를 운행하는 ‘카풀반대 저속시위’를 진행해 왔다. 베타서비스 출시 이후 반대 움직임은 더욱 격해졌다. 지난 10일에는 법인택시 기사 A(57)씨가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해 사망하는 일까지 생겼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관련 단체들은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으며 20일에는 택시 1만대 택시기사 10만명 시위를 예고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 택시 회사의 대표는 "일단은 정식 서비스가 보류됐지만 상황은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 서비스 출시 연기로 갈등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겠지만 정보기술(IT) 스타트업계에서는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런 사회 구조로 4차산업 혁명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겠냐는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문성이 부족하고 선거를 위해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정치권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모든 새로운 산업 영역에서 기존 산업 종사자들이 시위하고 반대하면 다 들어주고 이런 식으로 보상할 건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산업을 한다고 해도 잘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아예 시작조차 못 하게 막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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