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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레임덕 시작" 김무성 움직이자···친박 "대통령 장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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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당내에선 친박계와의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는 한편, 당 밖으론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공을 펼치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연 '열린토론미래'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시작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내려갔다. 거품 지지율 10~15%를 빼면 실제 지지율은 30%에 불과하다”며 “ 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구속 수감 중인 최경환 의원의 면회를 다녀왔다. 29일에는 복당파인 권성동 의원과 함께 친박계 홍문종ㆍ윤상현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 등이 논의됐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난 과거 잘못을 총론적으로 서로 인정하고 화해하고 통합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자는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같은 광폭 행보에는 친박-비박의 해묵은 계파갈등을 최소화해, '반문연대'를 향한 보수단일대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결의안 추진 등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현재 이 정부의 잘못이 너무 크기 때문에 통합된 힘으로 저지해보자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바른정당을 탈당해 재입당한 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바른정당을 탈당해 재입당한 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보수통합은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한국당으로 복당할 때부터 내건 명분이다. 당시 김 의원은 “보수세력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분열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보고 있다”며 “보수 세력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작은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조만간 내년 초 전당대회 불출마도 선언할 예정이다.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학용 의원은 이날 “김무성 의원이 ‘나는 전당대회 출마 생각이 없다’며 원내대표 경선 전에 직접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양석 의원은 "김 의원으로선 총선 불출마까지 표명한 마당에 당내 근본 문제인 계파 갈등을 스스로 결자해지 해야 한다는 심정인 듯싶다"며 “최근 한국당 지지율이 오르며 '샤이 보수'가 결집하고 있는 이 시점을 분기점으로 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지난해 8월 30일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지난해 8월 30일 모습 [연합뉴스]

걸림돌은 친박계의 반발이다. 29일 회동에 동참했던 홍문종 의원은 “탄핵 찬성에 대한 입장 발표도 없이 불구속 재판 결의안을 추구하는 건 (김 의원이) 박 전 대통령으로 장사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후안무치"이라고 쏘아붙였다. 일각에선 보수통합을 위해 '박근혜 이슈'를 일정 부분 털고 가려던 김 의원의 행보가 외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탄핵 찬성부터 반성하라"는 친박계의 압박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개개인 헌법기관인 정치인들이 자기 소신에 대해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라고 하는 건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총론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의안 문구 등에 대해서는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의)골이 워낙 깊은 만큼 계속 만나 골을 좁혀갈 것”이라며 “양쪽이 동의할 수 있는 문장을 지금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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