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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여론조작’ 국정원 전 차장 “대부분 사실 알리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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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사진은 서 전 차장이 지난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조작’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1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사진은 서 전 차장이 지난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조작’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1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한 ‘희망버스’ 시위와 관련해 정부 우호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서천호(57)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관련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차장에 대한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 전 차장은 부산경찰청장이던 2011년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경찰관들을 동원해 댓글과 트위터 등으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희망버스’ 시위의 불법 폭력성 등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전달하려는 취지였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처럼 여론을 호도할 목적은 아니었다”며 “검찰의 공소장에 제시된 범죄 일람표 댓글을 분석해 봐도 대부분은 사실관계를 알리는 것이며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일부 있긴 하지만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찰청에 인터넷 여론에 대한 책자나 홍보책이 있었는데 그 당시 경찰 조직 내에서는 집회 시위에 대한 매뉴얼과 같았다”며 “당시 기준으로 보면 사실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덧붙였다.

경찰관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일반 시민 의견 개진처럼 인터넷상에서 댓글 등을 작성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철준(53) 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2019년 1월 9일 서 전 차장의 다음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준비절차가 끝나면 1월 23일 정식 공판기일을 진행할 전망이다.

희망버스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버스에 타서 사측의 해고에 반대하는 형식의 시위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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