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2년이상 생존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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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암 가운데 환자 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의 확산을 막아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치료 백신이 미국에서 개발됐다.

미국 뉴욕에 있는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로버트 마키 박사는 췌장암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이 백신의 1단계 임상시험을 한 결과 4명이 백신 투여 후 2년 이상 생존했으며 한명은 5년 넘게 생존하고 있다고 22일 발표했다. 마키 박사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 암학회연합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췌장암 환자는 진단 후 2년 안에 대부분 사망하고 췌장을 완전히 잘라도 사망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비록 소수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기는 하지만 임상시험 참가자의 일부가 2년 이상 생존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마키 박사는 말했다.

이 백신은 환자의 암조직에서 추출한 열충격단백질(HSP)로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하게 만든 맞춤백신으로 이번 시험에서는 췌장절제 수술 후 8주 이내의 환자에게 투여했다. 마키 박사는 이 백신이 췌장암 세포의 전이를 차단.지연하는 효과가 있거나 면역체계의 암세포 공격을 쉽게 만들어 생존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키 박사는 앞으로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하면 이 백신의 효과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백신이 효과가 검증돼 시판되려면 앞으로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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